눈 앞의 이익만 보고 가는 건 아닐까
로고디자인 클래스 시작합니다.
클래스 수강하시면 로고 판매까지 할 수 있게 해드립니다.
같은 디자인업종에 있다보니 이런 클래스 수강생 모집 공고를 많이 본다. 그리고 기분탓일지 모르겠지만, 몇 회만에 끝나는 단기 클래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거겠지만, 그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부분이 쉬워보이기 때문에 수요가 는다는 것 아닐까? 그에 따라서 공급이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 결국 가격 경쟁으로 가거나 퀄리티 낮은 결과물들이 판을 치게되고 요즘도 이미 디자인업계 생태계는 많이 파괴되어있는데, 더 파괴될 것 같은 기분좋지 않은 예감이 든다.
사실 이와 비슷한 현상, 감정을
몇 년 전 동일하게 느꼈었다.
플로리스트 시절, 그 때도 클래스가 판을 쳤었다.
몇 회 수업받고 바로 근처에 꽃집을 오픈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던 그 시절, 요즘도 별반 다르진 않을거라 생각한다. 그 때도 문제가 되었던게, 일반인(소비자)이 도매시장에 출입이 자유로워지면서 한마디로 사업자만 있으면 누구나 꽃 몇 번 배워서 꽃집을 차릴 수 있었던 거다.
사실, 이런 판은 어디나 다 있다.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흘러갈 것이다. 그러니 클래스 마음껏 오픈하고, 수강하는 사람이 그대로 실천안하면 경쟁상대는 되지 않을테니 안심하고 클래스를 오픈하는 것일까? 어차피 알려줘도 그대로 안하는 사람이 대부분일테니 경계심없이 진행한다면 뭐 그러려니 하겠다.
클래스 자체를 비판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가치있는 상품/디자인/작업물 등을 단지 몇 회 만에 수강생에게 알려줄 수 있는지, 그리고 진정 그렇게 심플하게 알려주고 싶은지, 또다른 경쟁상대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지, 좀 생각해보고 커리큘럼을 짜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나도 들어보고 싶은 클래스도 있긴 하다. 스킬적인 측면의 클래스나 판매 등...
10회 수업 하면서 수강료는 벌 수 있겠지.
하지만 클래스 오픈하는 사람의 노하우나 지식의 값어치는 고작 그 10회 동안 알려줄 만큼의 가격인 걸까? 나라면, 내가 그동안 4년제 디자인대학 학부에서 배우고 노력한 것들을 고작 몇 회 만에 누군가한테 알려주기에는 너무 턱없이 부족해서 감히 클래스같은걸 못 할 것 같다. 눈 가리고 아웅하듯 입에 발린, 좋게 들릴 말로만 가득한, 쉽게만 알려주는 클래스라면 모를까. 진정 누군가를 교육하기 위해서라면 그렇게 단기 클래스가 가능할까 싶네. 아예 본업을 접고 강의로만, 교육에만 집중한다면 모를까. 그게 아닌 본업을 하면서 정말 본인의 모든 소스와 노하우를 알려줄까? 그래서 확실한 강의가 아니라면 난 듣지 않는다.
솔직히 드는 생각은, 현재 업종에서 수입이 부족하니까 클래스라도 해서 수입원을 늘려보고자 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그것또한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이긴 하다. 근데 이런 비슷한 클래스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결국 가격경쟁으로 흘러갈 것이 뻔하고 그러다보면 디자인 작업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치인식이 낮아지진 않을까? 그러니 3만원에 로고 제작해드려요. 당일 제작, 무제한 수정 로고제작! 이런게 나오는거 같고, 브랜드의 로고를 제작하는데 100만원도 사용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