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있는 존재 중 유일하게 흰 자가 외부로 드러나있는 인간. 덕분에 마주한 상대의 시선이 위치한 곳을 알아챌 수 있다고.
여기 보세요.
오른쪽 검지에 힘을 주며 상대를 다급히 부른다. 혹 서로의 찰나에 이견이 생겨 원하지 않는 동작이나 눈을 감았다고 판단이 들면, 어쩔 수 없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컷 수가 정해진 필름 카메라에 경우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기회비용이 아주 크기 때문에 셔터를 누르며 찍는 대상을 향한 목소리가 더 애처롭다.
자, 다시 여기 보세요.
뷰파인더 너머 나의 한쪽 눈과 당신의 두 눈이 눈 맞춤을 성공한 기적적인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