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MBC 연예대상에서 가장 주목받을 프로그램은 단연 ‘나 혼자 산다’ 일 것이다. ‘무한도전’이 종영한 후, 사실상 ‘전지적 참견 시점’과 함께 연예대상의 주인공으로 거론되고 있다. 벌써부터 연예대상을 두 프로그램 중 어떤 출연자가 차지할 지 관심이 쏠린다. 시청률 또한 11.3%(닐슨코리아, 9월 14일 기준)로 두 자리 수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 3월 첫 방송 된 ‘나 혼자 산다’는 급증하고 있는 한국의 1인 가구를 조명하며 큰 공감과 인기를 얻었다. 꾸준히 인기 프로그램 자리를 유지해왔던 ‘나 혼자 산다’가 더욱 주목받게 된 것은 현재의 고정 출연진 체제가 시작되면서 부터다. 전현무, 한혜진, 박나래, 이시언, 기안84, 헨리가 다소 유동적이긴 하지만 꾸준히 스튜디오에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엔 쌈디가 신입 회원으로 영입됐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예능 출연진의 성비가 남성 위주로 쏠리며 여성 예능인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나 혼자 산다’는 이제는 최고의 여성 예능인 중 한 명인 박나래를 발굴했고, 모델 한혜진에게 ‘달심’이라는 캐릭터를 부여하며 예능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만든 모범사례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전현무에겐 MBC 연예대상을 안겼고, 배우 이시언과 웹툰작가 기안84라는 신선한 캐릭터를 발굴해냈다.
이들이 이렇게 주목받은 데에는 회원간 관계성이 큰 몫을 했다. 특히 지난해 제주도 여행은 관계성이 시작된 기념비적인 에피소드였다. 여기에서 이시언-기안84-헨리의 ‘세 얼간이’를 포함해 다양한 관계가 시작됐고, 후속 에피소드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다. 또 혼성 예능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 러브라인으로 진짜 커플(?)을 배출한 것은 물론, 베스트 커플상(박나래-기안84)도 수상하게 됐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가 방송 6년차가 되고도 꾸준히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혼자 쓸쓸히 살아가는 독거족이라는 편견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나 혼자 산다’는 건강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1인가구를 통해 대리만족과 공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사실 시청자들은 쏟아지는 연예인 관찰 예능에 이미 피로감을 느끼고 있지만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라는 확실한 컨텐츠를 갖고 있어, 이러한 피로감에서는 다소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나 혼자 산다’는 지나치게 관계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우려가 든다. 물론 그 동안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연예인들을 ‘무지개 모임’이라는 틀로 묶음으로써, 혼자서도 충분히 새로운 사회 공동체에 속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러나 그 전의 무지개 모임이 1인가구 동호회였다면 지금은 ‘커플과 그의 절친들 모임’으로 보인다. ‘형’이나 ‘오빠’라는 호칭보다는 ‘회원님’이라는 호칭이 그립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물론 ‘나 혼자 산다’는 당분간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자리를 단연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가 ‘나 함께 산다’가 되지 않기 위해, 정상에 오를수록 초심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