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아침,한 권의 시집을 읽는다.
시는 진액이다.
고단한 삶이 풀무불에 빛어낸
한 첩의 보약이다.
하나의 시가 만들어지기까지
세월 속에 파뭍힌 다양한 약재들
약성이 살아나기위해
바람은 지나고
햇살은 비추고
봄비는 내린다.
시집은 약방이다.
녹녹치않은 인생이 지칠때 만나는
한 재의 보약이다.
효험이 살아나기위해
서리는 내리고
천둥은 울리고
꽃들은 피어나고
종달새는 진혼곡을 노래한다.
시인은 명의이다.
그대의 아픈 상처를
온 몸으로 진맥하고
세상을 거뜬이 살아가도록
치유의 탕약을 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