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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출퇴근하며 하는 생각들

신정동 집에서 내가 근무하는 공항동 현장까지 약 6Km 이다. 집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남부순환도로 상에서 한 번 환승해야한다.출근시간 버스는 러쉬아워에 정체로 인해 약 45분 정도 소요된다. 어제에 이어 오늘 두 번째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자전거를 타면 25분 내외 시간이 걸린다.자전거가 자동차보다 빠른 것이 신기하고 기분이 좋다. 도로에 막힌 차들을 보며 자전거 도로를 달려나갈 때 가을날의 아침햇살이 싱그럽고 바람이 더욱 신선하게 느껴진다.


오늘 퇴근길에 신월 IC를 지나 집으로 오는데 비가 쏟아졌다. 다행히 폭우는 아니어서 생쥐꼴이 되지는 않았지만 빗물이 눈으로 들어가 시야확보가 어려웠다. 편의점 어닝아래에서 비가 잦아지기를 기다렸다가 가느다란 빗속을 뚫고 발바닥이 타는 듯한 빠른 속도로 집으로 왔다. 욕조에 따듯한 물을 받고 몸을 담그니 긴장이 풀리고 이완되면서 나른함이 밀려온다.


공항동 현장 사무실로 가려면 특전사 부대를 지나쳐야한다. 오늘은 정문앞을 지나가는데 한 무리의 병력이 반바지 차림으로 달리기를 한다. 다리가 굵고 단단하고 미끈하다. 수십 명의 젊은 군인들이 빠르고 힘차게 달려가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아프리카 오카방고 평원을 달리는 얼룩말 떼 같았다.


자전거의 강점은 분명하다. 연금보다 중요한 근력, 그것도 하체근력 운동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저녁 식사후 양손으로 허벅지를 재보니 불과 이틀사이에 허벅지의 지름이 2mm는 굵어진 것 같다. 탄력도 강화되 단단해진 느낌이다. 강우예보만 없으면 가을 동안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려고 한다. 자전거타기 출퇴근으로 무릎과 발목의 뼈와 근육 그리고 인대가 단련되면 적당한 시점부터는 달리기로 출퇴근 할 생각이다.


올 봄에 아내와 양천구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 10Km를 한 시간 남짓 달렸으니 달리기는 자전거보다 조금 늦을 것 같다. 그래도 출근길에는 버스보다 빠를 것 같은데 내가 강한 육군 특전사같은 얼룩말 급은 아니더라도 몽고초원의 조랑말 정도는 되지않을까 싶다.아무튼 자전거와 인생은 앞으로 가야 넘어지지 않는다는 불변의 진리를 공유하고 있다.무엇보다 자전거 타기는 내가 실행한 만큼만 결과로 나타나기에 오차가 없이 정확하다.그러니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한다.


징기스칸이 남긴 글인지 후세에 누군가 그에 대해 노래한 글인지 알수 없는 글을 옮겨본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었고

병사로는 10만,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서

2백만도 되지 않았다.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대지와 하늘을 스승 삼아 길을 배웠고

넘어짐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법을 익혔다.


누구도 내게 길을 열어주지 않았으나

나는 스스로 길이 되어 걸었다.

두려움은 나의 벗이었고

고난은 나를 강하게 한 무기였다.


세상이 등을 돌려도

나는 나를 믿었고, 내 백성을 믿었다.


그리하여 나는 징기스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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