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과정-실습 1 구상
이전에 논의한 바와 같이, 글쓰기의 과정은 장르에 상관 없이 크게 아래의 3가지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구상 -> 표현 -> 고쳐쓰기
이러한 단계들은 그 하위 단계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즉, 각 단계는 더 세분화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상은 구체적으로 제목과 주제를 정하고 그에 따른 자료를 수집하여 개요를 짜는 과정을 내포합니다. 이제까지 구상, 표현, 고쳐쓰기의 각 과정이 무엇인지 의미를 살펴보았다면, 지금부터는 실제로 그 과정을 경험해보고자 합니다. 간단하게, 200자 원고자 10매 분량의 에세이를 쓰는 경우를 예로 삼고자 합니다. 첫째, '구상'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제목은 '발자국'입니다. 주제를 먼저 정하고 자료를 수집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을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자료 수집을 선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입니다. 종이 위에 낙서를 하듯 발자국이라는 제목에 관련된 여러 가지를 그리거나 써봅니다. 나무의 나뭇가지처럼 제목에 관련된 가지가 여러 가지 갈래로 퍼져 나갈 것입니다. 그것을 정리하여 주제를 정할 수 있습니다.
발자국을 생각하면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의 이미지'가 생각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국어사전을 검색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발자국은 '발로 밟은 자리에 남은 모양' 또는 '발을 한 번 떼어 놓는 걸음을 세는 단위'라고 합니다. 이밖에 '첫발자국'의 의미가 함께 검색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첫발자국은 '처음 내딛는 발' 또는 '어떤 것을 시작하는 맨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발자국과 연관된 제 추억들을 살펴봅니다. 걸으면서 발자국을 생각했던 적은 자주 없었습니다. 특히 아스팔트 위를 걸으면서 발자국을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전에서 살펴본 첫발자국의 의미를 볼 때, 발자국이 반드시 걸어서 흔적을 남기는 행위라기 보다는 인간이 하는 행동의 흔적을 빗대어 표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역사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역사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집니다. 또한, 이 역사가 국사나 세계사처럼 거창한 의미를 갖지 않고, 한 개인의 과거 중 유의미한 이야기를 모아 놓은 것으로 표현될 수도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제 삶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몇 가지의 에피소드를 끄집어냅니다. 친구 혹은 가족과의 추억들을 나열합니다. 그러다 발자국이 꼭 혼자 걷는 걸음의 흔적만을 의미하지 않음을 생각합니다. 나의 발자국일 수 있지만 너의 발자국이 될 수 있고 함께 걸으면서 발자국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 발자국의 기본 의미인 '발로 밟은 자리에 남은 모양'이라는 의미가 전혀 새롭게 다가옵니다. 내가 한 모든 행동이 지난 후에 발자국 즉, 어떤 흔적일 수도 있습니다. 추억은 혼자 만드는 것일 수도 함께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오후에 혼자 스타벅스에서 돌체 콜드브루를 마셨고 우밀가에서 비빔냉면을 먹었습니다. 원래 한여름이 아니라면, 진하고 따뜻한 아메리카노 혹은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데 최근 며칠은 매일 좀 더 달콤하고 부드럽고 차가운 커피음료가 마시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아이스 라떼를 마시고 오늘은 돌체 콜드브루를 마셨습니다. 갑자기 취향이 바뀐 것은 아닌 것 같고 가만히 생각하다 대학원 중간고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달고 차가운 음료가 생각난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냉면도 물냉면을 좋아하는데 갑자기 매콤한 것이 생각나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차갑고 달고 새콤달콤하고 자극적인 것들이 입안을 화려하게 합니다. 그러다 고모가 생각나서 전화를 하였습니다. 중간고사를 공부하던 며칠 전부터 고모가 생각이 났고 자꾸 연락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전화를 한 것입니다. 고모는 매우 다정하게 전화를 받아주었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니 마음 한 편이 편안해졌습니다. 고모는 건강하게 잘 지낸다 했고 내 안부도 물어봐 주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책방에서 동화책을 사주었던 사람은 고모였습니다. 그 책은 인어공주였고 그 책으로 한글을 배웠습니다. 고모는 어쩌면 그 일을 잊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일을 아주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