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의 글쓰기 노트 1

글을 잘 쓰고 싶습니다

by 이란

누구나 매일 글을 씁니다. 그 글은 일기처럼 나 자신을 향한 글이 될 수도 있고 편지처럼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그 방법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글이란 표현의 도구입니다. 글을 통해 나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미용실에서 헤어 스타일을 바꾸듯 거울을 보며 색조 화장을 기분에 따라 바꾸듯 글을 쓰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알고 찾아 다니는 미식가처럼 좋은 글을 찾아 읽고 향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쓰고 싶다'라고 한다면 그 접근 방법은 사뭇 다를 것입니다. 피아노를 익히기 위해서는 건반을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악보를 읽고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데생을 익혀야 합니다.


그에 비하면, 한글을 배우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외국인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글쓰기를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단지 한글을 안다고 해서 정확한 표현이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작문을 특별히 배운 적이 없음에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매우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는 것이 아님에도 간결하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글이 존재하고 그 쓰임은 각기 다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리는 간단한 문장만으로도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문어가 아닌 구어이며 때때로 약어 등이 포함되어 표준 언어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람들은 그 표현들을 그대로 즐깁니다.


좀 더 긴 글에 있어서, 감정은 더 차분해지고 표현은 명료함과 깊이를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글을 어려운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매끄럽게 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글을 많이 읽는 독서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읽고 싶은 글을 읽는 시대에 좋은 글을 찾아 읽기는 어려운 것일 수 있겠지만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잘 쓴 글은 정확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어법에 맞고 비문이 없습니다. 그렇게 서점가에 가서 어법에 관한 서적을 바라본다면 깊은 한숨을 쉬게 될 수 있습니다. 너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띄어쓰기와 맞춤법 그리고 앞뒤가 맞는 문장에 관한 글들은 교정과 교열을 전문적으로 배울 것을 요구하는 듯 합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표현들이 모두 그러한 어법을 지키고 있지는 않습니다.


때로 표준어는 시기에 따라 틀리다 했던 것이 맞는 것으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언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교지 편집을 했고 방학 때이면 부원들과 책과 사전을 몇 권씩 들고 원고를 고쳤습니다. 그 원고들은 학생들이 쓴 것들만을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때로는 졸업하여 사회생활을 하는 선배의 글들도 다수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원고들을 보면서 원고가 호흡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호흡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연스러울 뿐입니다. 표준을 세워두고 하나의 문장을 향해 모든 글들이 달려가지는 않습니다. 글을 그 사람의 영혼의 색을 담고 있습니다. 어법에 맞지 않아도 때로는 비문이어도 그러한 고유한 의미를 담고 있다면 글로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때문에 단지 어법과 맞춤법에 맞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글쓰기 자체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글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소통은 독백처럼 스스로를 향할 수도 있고 대화처럼 공유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글을 씀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한번 더 순화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그대로 느끼고 그 감정을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순화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가치관'이라는 거창한 주제도 어쩌면 일기 쓰기라는 사소한 습관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SNS는 타인에게 보여지는 공간입니다. 그 사이버 공간에서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표출됩니다. 만약 매일 마음으로든 실물로든 일기를 쓴다면 그 사이버 공간에서의 표현들도 좀 더 순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