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의 인생
나는 나보다 '늦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사실 있을지도 모르겠다. 40살에 인생을 시작한 사람도 있겠고, 50대, 혹은 60대...
우울증이 휩쓸고 간 20대, 10년의 공백은 나라는 사람을 소개하기도 참 겸연쩍게 했다.
덩그러니 나이만 먹은 30대의 나를 소개할 때면 그럴듯한 말로 채우느라 식은땀이 났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일을 했고... 직장에 다니다가.. 뒤늦게 꿈이 생겨서 대학에 왔어요."
사실은 그럴듯한 직장 경력도 없었고 대단한 꿈도 없었다. 그저 20대에 멈춘 인생을 30대에 시작했을 뿐이다.
10년이나 늦게 간 대학, 열 살 차이 나는 대학 동기들과, "자네 나랑 비슷한 연배 아닌가?" 껄껄 웃으며 농담하는 교수님, 팀장 달고 애까지 있는, 카톡 프사로만 남아있는 내 옛 친구들...
나는 정말로 남들과는 다른 시간을 살고있다.
솔직하게 소개하자면 인생 늦깎이 랄까...?
20대가 가짜인생은 아니었지만, 내가 선택한 인생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