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정책에 관심갖고 목소리 내는 일의 의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 연설로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음을 전세계에 알렸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연설 문구를 인용해 선거에 목소리를 낸 국민을 치켜세웠다. NBC 방송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 참여한 국민은 최소 1억5천980만 명이다. 투표율도 66.8%을 기록했다. 현장투표와 우편투표를 합친 사전투표자는 1억 명을 넘어 역대 최고 규모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청년층의 투표 열기가 과거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여론조사에서는 청년층 유권자의 63%가 ‘당연히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NBC방송 집계에서도 사전투표를 끝낸 18~29세 유권자가 600만명을 넘어 4년 전 200만명 가뿐히 넘겼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진 이번 미국 대선에서 청년층의 정치 참여 증가는 의미가 크다. 코로나 영향으로 인해 캠퍼스는 폐쇄되고 대학 내 투표소 허가가 거부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SNS를 활용하여 선거운동을 펼치고, 사전투표 인증샷을 올리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젊은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현상은 변화하는 사회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문화다. 무엇보다도 거침없이 자기표현을 하는 청년들의 등장이 반갑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사례가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국정감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다. 그는 중년 남성 중심의 어두운색 정장과 넥타이로 상징되는 국회의 관행을 과감히 깨는 패션으로 주목 받았다. 최근 국감에서는 삼성전자 임원의 국회 출입증 문제를 처음으로 밝혀냈고,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청년들의 실질적인 목소리가 더 많이 담기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이를 위해서는 정당 활동을 하는 소수의 청년들뿐만 아니라 다양성을 가진 다수 청년 목소리가 정책 결정에 균형 있게 반영되어야 한다. 특히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선거에서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평소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정책에 관심 갖고 바른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을까. 나의 경우는 기자로 정책에 관심갖고 삶을 들여다보는 일상생활의 경험이 주체적인 어른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직업, 계층, 지역 등에 상관없이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도 좋은 삶을 살기 위한 기본 권리가 존재한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정책이고, 그런 면에서 청년의 정치 참여는 다 같이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움직임이다. 또, 우리 사회의 불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과로하는 택배 노동자, 아픈 환자들의 치료를 돕는 보건의료 필수노동자, 농촌에서 휴일 없이 가을 막바지 추수를 하느라 바쁜 농부, 교육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 아동 등 눈에 보이지 않아도 다양한 사람들이 불균형적인 삶에 처해있을 가능성이 있다. 내 이야기 일수도 있고, 가깝게는 친구와 가족, 우리 이웃의 이야기다.
정치와 정책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갖고 글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유는 더 나은 삶의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가깝게는 가족, 친구, 이웃의 삶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청년으로서 바쁜 시간을 쪼개서 글을 쓰고 친구들과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것도 어쩌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보내기 위한 나의 작은 바람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기자로 작가로 표현하는 평범한 청년의 목소리가, 그리고 나의 선한 영향력이 세상을 이끌 새로운 리더들에게도 전해지길 소망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님! 들리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