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다시 봤다. 세번째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화끈한 맛이 있다.
예를들어 아이유의 노래 '밤편지' 가사 중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라는 가사가 있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한다면 제 방으로 와주세요.
당신이 없어 어두운 이 방,
이 밤 가기 전에 오셔서
반딧불처럼 환한 빛을 비춰주세요."
같은 느낌이랄까.
벤볼리오:
맞불을 놓으면 타는 불도 꺼지고
큰 통증에 작은 아픔 줄어드는 거라고.
돌고 어지러우면 거꾸로 돌아서 바로 잡아.
불치의 슬픔도 다른 슬픔 약해질 때 치유돼.
네 눈이 새로운 열병에 걸려봐, 그러면
옛것의 깊은 독은 없어지게 될거야.
로미오:
그런 데는 질경이 잎사귀가 아주 좋지
벤볼리오:
어떤 데 좋은데?
로미오:
정강이 까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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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너무 일찍 만났고, 알고 나니 너무 늦다!
혐오스러운 원수를 사랑해야 하다니
나에게 이 사랑은 불길한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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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
다쳐본 적 없는 자가 흉터를 비웃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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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쳐본 적이 없는 사람이 흉터를 비웃는다.
노력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성취를 비웃는다.
아파본 적이 없는 사람은 경계를 비웃는다.
줄리엣:
다른 이름을 가지세요!
이름이 별건가요?
우리가 장미라 부르는 건
다른 어떤 말로도 같은 향기 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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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름은 별거다.
이름으로 모든 걸 판단하지는 않지만,
사람에게 풍기는 분위기나 느낌 중
이름이 어느정도 비중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줄리엣의 말은 맞다.
장미가 다른 이름을 하고 나타나도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능력,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줄리엣:
아낌없는 내 마음은 바다처럼 끝이 없고
사랑 또한 같이 깊어 더 많이 줄수록
더 많이 생겨나요. 둘 다 무한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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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함.
로미오:
축복받은 밤이다! 밤이라서
이 모든 게 실제라고 하기엔 너무나
기분 좋게 달콤한 꿈일까 봐 두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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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왜 그렇게 슬퍼 보여?
소식은 슬퍼도 유쾌하게 말해 줘.
좋은데 그렇게 시무룩한 얼굴 하면
희소식의 음악을 무색하게 만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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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귀한 행운 속히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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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제 비탄을 바닥까지 굽어 살펴 보시는
동정심의 천사는 구름 위에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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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
저런, 눈물이 그대 얼굴 너무 할퀴었어요.
줄리엣:
그래서 눈물이 얻은 건 별로 없죠,
못살게 굴기 전에 이미 험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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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본성은 우리의 애도를 명하지만
본성의 눈물은 이성의 기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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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풀렛:
잔치에 쓰기로 지정했던 모든 것을
어두운 장례로 그 소임을 돌려라.
여러 가지 악기는 우울한 조종으로
혼인 축하 연회는 슬픈 장례식으로
성대한 축가는 쓸쓸한 만가로 바꾸어라.
신부의 화환은 시신 위해 쓸 것이며
모든 것을 그 반대로 바꾸도록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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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이 가장 많이 와 닿았던 것 같다.
희극인지 비극인지의 경계도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한 것.
본인이 작성한 이전 기록을 보면
로미오와 줄리엣은
살아있는 동안에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으니
비극은 아니라고 남겨둔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