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아님. 내돈내산;
내돈내산 퇴직 연금입니다. 남편의 은근한 꼼꼼함이 담겨 있었더라고요. 잠깐 보고 가실게요~
아침에 메일함을 확인하는데, 여느 때처럼 퇴직연금 운용현황 월간 보고서 메일이 있었고, 늘 그렇듯이 대충 보고 넘기려고 했다. 분명 그랬는데, 요즘 내가 다시 재테크를 해보겠다고, 브런치까지 쓰고 있는데 그냥 넘겨서야 되겠는가?!라는 난데(?) 없는 사명감이 발동하여 운용현황 보고서를 열었다.
맨 위에 수익률이 낮은 상품은 퇴직연금을 내가 관리해야 하는 때부터(처음부터) 했던 상품으로, 퇴직연금할 때 법으로 안정성 확보를 위해 꼭 채우게 하는 채권형 상품 30%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수익률이 좋은 미쿡 인덱스 상품은 투자잘알 남편이 21년도에 픽해준 상품이다.
똑같은 이름에 뒤에만 H인 상품이 있었는데도, 꼭 UH로 해야 한다고 해서, 왜 이렇게 까다롭게 구는 건지 짜증을 내면서,, 신규 상품 등록까지 요청해 가면서, 어렵게 샀던 상품이라 매우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는 그냥 하라는 대로 했었는데, 이제 왜 그걸 했는지 알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늦은 감이 있지만, 자세히 물어보았다.
1. 왜 미국인가 아니랜다, 왜 해외인가 (옆에 있는 농부님 참지 못하고, 해외라고 직접 수정해 주심)
정답은 세금 때문이란다. 국내 주식 매매로 버는 돈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고,
그런데 해외 주식 매매로 버는 돈에는 세금이 붙는다고. 그것도 많이.
(채권에 대한 브런치 쓸 때도 그랬지만, 생각보다 세금은 참 골칫덩어리 같다)
그런데 퇴직연금은 국내 주식을 하든, 해외 주식을 하든, 마지막에 찾을 때 퇴직소득세만 내면 된단다.
퇴직연금 안에서는 해외주식을 몇 번을 사고팔든~ 얼마의 수익을 보든~ 퇴직소득세로 퉁 칠 수 있고, 추후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이 훨씬 줄어든다고, 그러니까~ 퇴직연금은 해외주식을 하는 게 유리하단다.
나 : 그럼 국내주식은 하지 말라는 거임?
농부 : 아~니~~(답답한 소리 하네..라고 말하지 않으나 들림) 국내 주식은 원래 세금 안 내는데, 굳이 퇴직연금으로 하지 않아도 되지.
나 : 면세점 가면 국내 명품보다는 해외 명품 사는 거랑 비슷한 거네? ㅎㅎ
농부 : 그.. 그래 -_-;
나 : 해외는 알겠고, 미국 주식으로 하는 건 미국 주식 시장이 잘 올라서 그런 거임?
농부 : 미국은 좋은 회사가 많고, 주주환원을 잘해주니까.
간단한 한 문장인데, 소화가 안된다.
도대체 좋은 회사는 무엇이며, 주주환원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농부님 설명 들어가신다.
좋은 회사라는 것은, 성장이 가능한 회사, 즉 돈을 많이 벌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말하는 것이고.
주주환원이라는 것은, 미국의 경우 성장 잠재력이 좋은 회사들이, 그것도 세계적으로 큰 회사들이, 수익을 내면 그 수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고(환원), 그러면 또 좋은 평가를 받아 주가가 오르고, CEO가 연임하고, 또 다음 해 더 잘해서 수익을 내고, 주주에게 돌려주고... 가 반복되는 바람직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반면에 우리나라는 회사의 주인은 회장님~이라는 생각이 암암리에 깔려있을 만큼(드라마가 다 베린거임?), 아직 주주와 회사의 관계가 신뢰 있지 않아 미국과 같은 구조가 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2. 그렇다면 인덱스는 뭐지?
어떤 상품을 고를지, 우리나라 기업보다 미국기업들을 더 모르는 게 당연하고,
그렇다고 연금 상품에 구성된 주식들까지 자세히 알아볼 파이팅이 있느냐? (아니요)
그렇다면 속 편하게 지수(평균)를 따라가는 인덱스 상품을 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인덱스 상품이 또 다양하지만, 우리는 가장 기본 S&P500 지수를 벤치마크하는 상품으로 했다고 한다.
마이너스가 난다고 해도, 그 상품이 벤치마킹하는 것을 잘 따라가고 있다면 사실문제는 없는 것이니
마이너스가 난다고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상품 이름을 냅다 구글링 해보면 바로 상품 설명 페이지를 찾을 수 있고, 거기서 벤치마크 수치를 잘 따라가는지까지 알 수 있다.
3. 마지막에 붙은 UH는 뭐지? 굳이? 굳이!
H는 '환'이란다. 아~ H = 환의 이니셜? ㅋㅋㅋ (남편 표정 굳는다, Hedge란다)
H, Hedge는 납입 시점으로 환율을 고정시키는 상품으로, 고정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어간다.
UH, unHedge는 H와 반대로 환율의 변동성에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란다.
언뜻 보기에는 환율의 영향을 받지 않는 H가 안정적인 듯이 보일 수 있으나,
Hedge 상품은 지속적으로 환율을 고정시키는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UH의 수익이 더 좋아지게 되어 있다고 한다.
환으로 기억하든, Hedge로 기억하든, 상품명에 H는 환이라는 것을 잊지 않을 것 같다 ㅎㅎ
이외에 또 추가로 알게 된 점.
1억 도 안 되는 돈 갖고 무슨 세금 걱정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그런 말 한 사람이 저입니다;;)
퇴직연금을 받을 때까지는 적어도 세금 걱정 없이 계좌를 불려 갈 수 있으니 잘 활용하면
은근히 세금을 아낄 수 있고,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받아야 세금을 제대로 아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퇴직한다고 해서, 이 퇴직연금 들었던 돈을 내 통장으로 넣어주는 게 아니고,
IRP라는 개인퇴직연금계좌로 받게 된다고. 퇴직하면 무조건 깨는 것이 아니라 IRP에서 퇴직금을 계속 굴릴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