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7/17, 토) 클럽하우스, 메타버스의 미래 : SMCU와 ifland ( 정지훈Jinsoo Jeon )에서 주상식 이사님이 SMCU(SM culture universe)를 소개해 주셔서 찾아봤는데 상당히 흥미로웠다. 엔터테인트가 어떻게 메타버스를 활용하는지를 보면서 SM이 그리는 메타버스인 SMCU의 모습, SMCU 메타버스의 가능성, 향후 그들의 전략을 볼 수 있었다.
1. SMCU 세계관 소개
유치하고 특이한 콘셉트의 아이돌 정도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러기엔 너무 디테일하고 거대하다. (느낌은 좀 다르지만 MCU가 생각났다) 이게 스토리가 가진 힘인 것 같다. 에스파 영상에 소개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도심 곳곳에 P.O.S(port of Soul)라는 싱크홀이 생기고 그곳을 통해서 ae(에스파 가상 멤버)들이 FLAT에서 현실 세계로 넘어온다. ae는 인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또 다른 자아이며 현실의 에스파 멤버들과 SYNK라는 형태로 연결된다. SYNK 레벨은 메시지> 음성> REKALL (실제 만남)으로 갈수록 올라가고 (소통의 농도가 깊어짐) Black Mamba(빌런)라는 SYNK를 방해하는 존재에 의해서 SYNKOUT이 되기도 한다. 에스파를 도와주고 ae와 연결을 도와주는 naevis라는 존재가 있으며 무의식의 세계인 Ether(에테르)가 있으며 그 안에 무한의 영역인 KWANGYA(광야)도 있고 KOSMO라는 초월의 공간도 있다.
블랙맘바 영상을 보면 이 정도 스토리가 있고, SMCU the origin을 보면 에스파, NCT를 비롯하여 엑소, 레드벨벳 등 SM 아티스트들이 세계관 안에서 또는 광야(무한의 영역) 안에서 어떻게 연결이 될지에 대한 스토리가 있다. (마치 MCU의 각 캐릭터들이 하나로 묶이는 듯한 느낌이 살짝 든다) SM이 SMCU에서 얼마나 촘촘하게 각 캐릭터들을 연결해서 스토리를 만들어나갈지 예측할 수 있다.
aespa 'ep1. Black Mamba' - SM Culture Universe
SMCU the Origin
2. 왜 세계관인가?
엔터그룹이 웬 세계관인가? 할 수 있다. 이유는 사업적으로는 engagement를 올리기 위함, 즉, 다시 말하면 팬덤을 공고히 해서 향후 세계관을 활용한 콘텐츠들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마블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매력적인 캐릭터, 화려한 그래픽과 액션, 재미있는 원작 스토리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MCU의 매력은 10년 동안 마블의 영화들을 하나로 묶어낸 Marvel Cinematic Universe라고 하는 세계관이다. (워낙 독보적이라서 굳이 MCU를 더 강조하진 않겠다) 그러면 왜 세계관인가? 답은 간단하다. 재미와 몰입, 즉, '다음을 보고 싶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인피니티 워를 보고 엔드게임을 너무 보고 싶어서 기다리기 힘들어서 인피니티 워를 해석한 수많은 유튜브를 봤던 기억이 있다. SMCU도 마찬가지이다. 에스파와 NCT를 이용해서 기초 세계관을 만들고 그 안에 기존의 SM 멤버들까지 넣으면서 동시에 세계관을 촘촘하면서도 거대하게 구축함으로써 사람들이(팬들) 재미와 몰입을 느낌으로써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우리가 기존에 아이돌 음악을 주로 시각과 청각에 의존해서 즐기는 것에 그쳤다면 SM은 SMCU에서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비단 음악만이 아니다)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팬덤을 공고히 하고자 한다.
3. 왜 SM의 SMCU인가?
그렇다면 왜 SM이 SMCU에 몰두하고 있을까? 이수만 프로듀서는 SM Congress 2021에서 답을 하고 있다. 프로듀서로서 그의 화두는 언제나 '콘텐츠의 미래, 미래의 콘텐츠'이며, 음악 콘텐츠를 기반으로 전 세계의 문화를 관통하는 새로운 비전을 늘 고민했으며 이전에 없던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해 도전해왔다고 했다. (이걸 듣는 순간 데뷔 초기 EXO의 콘셉트이나 CES2017에서 SM이 인공 지능 스피커를 소개했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부캐의 시대, 팬덤 문화, AI와 그래픽의 진화 등 시장, 대중, 기술의 변화에서 그는 SM만의 메타버스인 SMCU에서 새로운 콘텐츠의 비전, 새로운 경험을 보여주고 싶어 한 것 같다. 게다가 SM은 K-pop의 선구자로서 27년 동안 축적된 음악과 아티스트를 그들만의 asset으로 SMCU에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콘텐츠 회사로서 그들만의 세계관 속에서 기존 콘텐츠 IP들을 지속해서 재사용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이 지점에서 롱테일 전략이 생각났다) 장점일 것이다. SM은 콘텐츠의 미래이자 비전으로서 SMCU를 선언함으로써 K-pop 2.0의 리더 역할을 공고히 하고 그들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IP로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고 새로운 문화를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SM Entertainment Group] SM Congress 2021
4. 그래서 SM의 메타버스와 그 전략은?
CAWMAN과 Recreated content로 요약할 수 있다. CAWMAN은 Cartoon, Animation, Web-toon, Motion graphic, Avatar, Novel이며 SMCU를 보여줄 새로운 영상 장르이다. 카우만은 SMCU 메타버스의 요소이자 수단이며, 팬들과의 소통창구이다. 메타버스를 설명할 때 흔히들 언급하는 아바타, 공간, 세계관 등의 요소를 SM에서는 CAWMAN과 결합하고 있다. SM 아티스트들은 카우만으로 다양하게 표현됨으로써 팬들에게 새로운 콘텐츠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이며 SMCU 세계관 속에서 유기적인 결합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
Recreated content는 이수만 프로듀서가 Congress 2021에서 밝혔듯, 팬들과 소통하고 생성하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이다. 시장과 팬덤의 흐름이 Producer 중심에서 Prosumer로 넘어가고 있고 유튜브나 틱톡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팬들의 콘텐츠를 더 적극적으로 협력, 홍보,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며, 그중 하나가 바로 핑크 블러드 프로젝트(Pink Blood Project)이다. (Pink Blood는 SM을 좋아하는 팬들이 사용하는 용어라고 한다) 지금은 틱톡커인 땡깡 등 인기 있는 Creator를 뽑아서 영상을 올리게 하는데 향후 메타버스 요소를 어떻게 활용해서 진화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외에도 기존의 콘텐츠들을 새롭게 선보이는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K팝을 오케스트라로 감상할 수 있는 'SM 클래식스', SMCU의 요소들을 실제로 AR이나 굿즈 등으로 체험할 수 있는 'SM 타운 퓨처 커머스샵'도 있다.
5. 향후 행보는?
메타버스의 강력한 특징 중 하나는 Creator Economy이다. 사용자들이 콘텐츠들을 자유롭게 생산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들의 Originality를 보호해줘야 하며 사용자들이 생산한 콘텐츠들이 다시 소비되게 만들어줌으로써 메타버스는 무한 확장된다. 현재 보여주는 SMCU는 스노 크래시의 the street, 레디 플레이어 원의 오아시스가 그랬듯, Producer 가 만든 단일 세계관에 가깝다. 실제로 SMCU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는 메타버스로 성공하려면, Roblox에서 유저들이 Roblox 스튜디오를 활용하여 게임과 아이템을 만들고 Robux로 유통하게 해 준 것처럼, 어떻게 recreatible content를 제공하고 그것들을 recreated 하게 하고 그들의 originality를 보장함으로써 다시 확장할 수 있게끔 SMCU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이 과정에서 NFT를 비롯한 블록체인 기술이나 아바타, 공간이 쓰일 것이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studio나 Content가 제공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하나의 새로운 콘텐츠로써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6. 그래서 우리는?
메타버스는 인터넷 3.0이며, 새로운 흐름이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에서의 기존의 경험들을 '새로운 경험과 고객가치'로 제공할 수 있도록 활용해야 한다. 결국 메타버스는 어떤 식으로든 활용해야 하며, SMCU 메타버스와 그 요소들을 새로운 경험과 비즈니스로 활용해야 한다.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사람들은 SMCU나 SM의 콘텐츠 IP를 각자의 메타버스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재 기업이나 패션 기업은 SMCU 안 공간을 활용하거나 에스파 멤버들을 광고에 활용할 수도 있다. CAWMAN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자체가 유통될 수 있으며, 영화, 음악 등 다른 콘텐츠 산업군과 결합해서 또 다른 콘텐츠를 생산할 수도 있다. (할리우드에서 SMCU를 활용하여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다른 엔터테인먼트 세계관과 연결되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도 있으며, 내가 구축한 메타버스와 SMCU 세계관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세계관 (multi-metaverse, 원래 메타버스 자체가 여러 개 메타버스가 연결된 모습을 지향함)을 만들 수도 있다. Congress 2021에서 언급했듯, 생산자로서 콘텐츠 프로슈머의 역할이 정점을 찍고 있는 지금, SMCU가 그들만의 폐쇄적인 세계관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