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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협 Aug 14. 2021

메타버스와 고객 경험

메타버스가 성공하는 방법

메타버스를 향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유튜브에는 메타버스를 설명한 영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메타버스 회의론자들은 여전히 메타버스는 가짜이자, 거품이고 마케팅 용어일 뿐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또한 '진짜 메타버스'가 떠오르는 과정일 것이다. 인터넷이 그랬고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도 그랬다. 90년대 중반, 인터넷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각광받으면서 세계 주식 시장은 닷컴 버블로 요동 쳤지만 닷컴 버블 이후에 아마존, 이베이, 구글 등 진짜 인터넷 기업들은 살아남았다. 메타버스와 관련한 질문 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는 메타버스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이다. 그 질문에는 아무도 답을 쉽게 할 수는 없다. 미래에 메타버스가 한순간 유행으로 끝날지, 지속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이럴 때 일 수록, (Simon Sinek이 강조한 것처럼) what 보다는 why에 집중해야 한다. 왜 메타버스가 지금 유행하는지, 어떤 요소 때문에 차세대 인터넷이라고 불리는지, 과거 메타버스라 불리는 것들은 왜 실패했는지, 현재 메타버스라 불리는 것들은 어떤 요소 때문인지, 메타버스에서는 어떤 고객 경험이 제공되는지 알아야 한다. 

<닷컴 버블로 많은 회사들이 무너졌지만 진짜 인터넷 회사들은 살아남았다, 나무 위키, '닷컴 버블'>

메타버스? 그래서 뭐가 좋아지는데?

메타버스의 미래와 성공에 대한 해답에 힌트를 얻기 위해 수많은 why 가 중요하다고 언급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그래서 고객에게 뭐가 좋아지는데?' 일 것이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비전과 패러다임이 유행하고 있지만 여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알아야 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테이셰이라는 '디커플링'에서 디지털 혁신의 핵심으로 '고객 행동의 약한 고리를 끊을 것'을 강조하면서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또 다른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도 신사업을 기획할 때, 고객이 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인 'Jobs to be done'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uilding the metaverse'의 저자인 Jon Radoff가 'The Experience of the Metaverse'에서 Metaverse가 할 수 있는 Job을 언급하는 이유도 결국 메타버스가 실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고객 경험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다.

https://medium.com/building-the-metaverse/the-experiences-of-the-metaverse-2126a7899020

메타버스의 시작, 과거, 현재, 수많은 메타버스 사례들 모두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메타버스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이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알린 소설인, 닐 스티븐슨의 'Snow Crash', 최초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세컨드 라이프', 메타버스에 대한 수많은 정의, 포트나이트와 로블록스가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이유, 마크 주커버거가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이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가 메타버스를 강조하는 이유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생각할 때 늘 메타버스가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해 주는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주는지를 알아야 한다. 메타버스가 미래에 성공할지 단번에 알기는 힘들지만, 메타버스 요소들이 어떤 고객 가치를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면 미래를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다. 설령, 그동안 그런 고민을 덜했다면 메타버스 요소가, 기술이,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면 지금의 유행이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보다 가치 있는 미래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 고객 경험의 시작, 실재감(presence)

메타버스 고객 경험의 시작은 실재감(presence)이다. Matthew Ball은 'The Metaverse'에서 메타버스의 7가지 속성 중 하나로 'Presence'를 꼽았고 한국의 메타버스 전문가인 김상균 교수도 메타버스의 특징으로 SPICE를 소개하면서 Presence(실재감)을 강조했다. 실재감(presence)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느낌 또는 지각(the sense of being there)'을 의미한다. 이는 '실물인 듯 한 느낌'을 의미하는 실재감(實在感)과는 다르다. 그래서 '얼마나 실물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함께 존재하는 느낌'을 주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오프라인 일상에서 여러 활동들을 할 때에 '함께 존재하는 느낌'이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재택근무를 하면서 회의를 할 때에 줌을 사용하지만 '같이 근무하는 느낌'과 '소속감'을 느끼기는 힘들다. 집에서 야구를 볼 때에 '같이 응원하는 느낌'을 가지기 위해 야구장에 가고, 좋아하는 밴드나 아이돌을 직접 보면서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느낌'을 느끼기 위해 콘서트를 간다. 이는 오프라인 현장에 가야지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이자 고객 경험이다. 우리는 매일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유튜브를 보면서 재미있는 영상을 즐기지만 함께 하는 느낌을 느끼기는 힘들다.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있지만 그것은 온라인 세상에 접속 또는 연결해 있는 것이지 같이 존재하는 느낌은 아니다. 페이스북에 다른 사람들이 올리는 글들을 보고 있지만 그것은 페이스북 내에 함께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페이스북 서버에 올린 글들을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페이스북은 시간 차도 있고 공간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요소는 없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다르다. 함께 접속하기 때문에 시간 차가 없고 내 아바타가 공간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함께 존재하는 느낌' 때문에 물리적 공간의 간극을 줄여준다. 기존 인터넷은 '공간적 간극'을 줄여주지는 못한다. 우리는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지만 인터넷이 채우지 못하는 '공간적 간극'을 줄이기 위해 실제로 시간과 비싼 돈을 써가면서 콘서트를 가고, 여행을 가고, 강의를 듣고, 회사를 간다. 우리가 오프라인 환경에서 '함께 존재하는 느낌'이 필요한 대부분의 영역 중 지금의 인터넷이 하기가 힘든 영역, 그것이 메타버스가 제공할 수 있는 고객 경험의 영역이다. 이것이 메타버스의 가치이고 기회이다. '함께 존재하는 느낌'은 존재하는 느낌, 그 자체뿐만 아니라 '함께 존재하면서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뜻한다. 이런 경험은 오프라인을 대체할 수도 있고 오프라인에서 느끼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기존에 인터넷이 하고 있는 일들을 모두 수행하면서 '함께 존재하면서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들을 제공할 것이다. 이것이 메타버스를 차세대 인터넷이자 인터넷 3.0이라 부르는 이유이다.


메타버스는 3D여야 하는가?

실재감(presence)은 앞서 '어딘가에 존재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정의를 보면 '어딘가에'는 공간이라는 요소를 연상시키고 '존재하는 느낌'에서 아바타를 연상시킨다. 메타버스의 중요한 요소들로 '공간'과 '아바타'를 자주 언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1인칭 시점의 3D 게임을 할 때 내가 선택한 캐릭터를 좌우로 움직이다 보면 내가 게임 속 캐릭터를 조종하는 느낌이 든다. 게임 내에서는 과제를 수행하거나 적을 무찌르는 행위가 게임 내에서 수행해야 하는 미션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의 내 삶과 연관이 없이 오직 즐거움만을 위해 수행한다. 하지만 메타버스 상에서 하는 가상공간에서의 아바타의 활동은 내가 현실에서도 하고 있는 일이나 쇼핑, 영화나 콘서트를 관람하는 직접적인 경험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게임보다 더 실재감을 느끼게 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아바타와 공간이 반드시 2D나 3D, 심지어 그래픽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재감은 물리적 환경과 가상공간의 간극을 줄임으로써 그 공간에 존재하는 느낌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각뿐만이 아니라 청각, 심지어 촉각 등 다른 감각들을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공간 오디오라고 표현되는 Spatial Audio도 실재감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 세컨드 라이프를 만든 린든 랩의 필립 로즈테일이 설립한 'High Fidelity'는 공간 오디오를 구현함으로써 실재감을 느끼고 대화에 더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공간 오디오는 장시간의 화상 회의에서 오는 줌 피로 (Zoon fatigue)를 해결할 수 있으며 보다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라고 한다. 이처럼 3D를 활용한 아바타나 공간은 메타버스 상에서 실재감을 주기 위해서 가장 쉽게 활용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모두는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게임 서비스 플랫폼 Beamablle의 CEO이자 게임 디자이너인 Jon Radoff의 이야기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메타버스는 3D나 2D가 아니고 심지어 그래픽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물리적 공간, 거리, 사물의 거침없는 비물질화에 관한 것이다."
<실재감을 느끼고 대화 참여를 쉽게 하는 공간 오디오, high fidelity 홈페이지>
<공간 오디오 데모 체험, high fidelity 홈페이지>


Travis Scott 콘서트가 제공해주는 고객 경험

실재감이 다양한 영역에서 어떤 경험들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가장 쉬운 예시는 Fortnite 게임 내에서 Travis Scott의 콘서트이다. 유튜브로 보는 콘서트 영상과 '파티 로열' 모드에서 보는 콘서트는 무엇이 다를까? 바로 Travis Scott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콘서트를 보는 느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비싼 돈을 들여서 콘서트를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좋은 음질의 음악을 듣기 위해서? 아니다. 좋은 음질은 고품질의 음원을 구매해서 비싼 스피커나 이어폰으로 들으면 된다. 콘서트장을 가면함께 콘서트를 보는 사람들 함성 소리나 현장 분위기 때문에 오히려 음악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콘서트장을 가는 이유는 현장감, 즉,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서이다. 그 경험을 좀 더 쪼개서 들여다보자. 몇 년 전, Maroon 5 가 내한했을 때 비싼 돈을 내고 티켓을 사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월드컵 경기장에서 춤추면서 공연을 즐겼다. Maroon 5가 있는 그 공간에 나도 있고 그를 좋아하는 나와 같은 다른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때로는 춤을 추기도 하고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화려한 조명이나 웅장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Travis Scott 콘서트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내가 하나의 아바타로 구현돼서 3D 공간에 존재하고 있고 수많은 다른 아바타들도 그 현장에 있다. 그리고 Travis Sccott도 그 공간에 함께 있다. 동일한 공간에 아바타로 존재하면서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실재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내 아바타가 춤을 추게 함으로써 내가 그 현장에서 춤을 추고 있는 듯한 느낌은 또 다른 실재감이다. 바로 이것이 유튜브 콘서트와 다른 점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가상공간 콘서트 경험, 트래비스 스캇 유튜브>

그 콘서트가 주는 경험은 또 있다. 오프라인 콘서트의 화려한 조명이나 연기는 아니지만 가상공간에서 우리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우주 공간을 떠다닐 수도 있고 바다 공간을 갈 수 있는 것처럼 공간 제약 없이 미지의 세계에서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경험은 또 다른 경험이다. 그리고 처음에 착륙할 때나 두 손을 맞닿을 때 강한 충격이 일어나면서 그 공간의 아바타들이 모두 공중으로 뛰어오르게 되는데 그것도 새로운 인터랙션 경험이다. 이처럼 Fortnite 콘서트가 게임과 다르고 콘서트 영상과 다르게 메타버스의 예시로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다양한 콘서트 경험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에 있는 실재감뿐만 아니라 함께 춤추거나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인터랙션 경험을 느끼기도 하고 미지의 공간에서도 콘서트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느낄 수도 있다. 메타버스를 고민할 때에도 중요한 것은 고객 경험이며, 현실에서의 pain point들을 어떻게 해소해줄지, 고객도 모르는 unmet needs를 해소해줄 수 있어야 하며 고객들에게 의미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Gather Town이 제공해주는 고객 경험

비대면 가상 오피스 툴인 Gather Town의 유행이 뜨겁다. 게더타운은 귀엽고, 만들기 쉽고, 새롭다. 대학교와 많은 기업에서 다양한 행사를 하기 위해 게더타운을 사용한다. 그들은 왜 줌을 사용하지 않고 게더타운을 사용할까? 줌은 기존에 많이 사용해 봤고 단지 유행이니까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게더타운을 사용할까? 만약 그것만을 위해 게더타운을 사용한다면 이벤트성으로 한두 번 사용만 하고 말 것이다. 실제로 게더타운이 고객들에게 어떤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주는지를 알아야 한다.

지난 3월 연세대학교 총동아리연합회는 게더타운을 이용하여 비대면 Live 동아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게더타운 내에 실제 연세대의 모습과 유사하게 구현을 함으로써 학생들이 온라인이지만 실제 학교의 모습과 동아리 박람회의 느낌을 주고자 했다. 정문부터 독수리상, 백주년 기념관, 분수대, 중앙도서관, 학생회관을 모두 구현하고 백양로의 끝에는 실제 언더우드관과 똑같이 생긴 가상의 언더우드관까지 구현을 해놓음으로써 실제 그 공간에 있는 느낌이 들게 했다. 오프라인이었으면 실제로 여러 부스가 설치되었을 동아리 부스가 게더타운 백양로 양 끝에 설치가 되었고 신입생을 비롯한 많은 학생들은 게더타운 내에서 설명도 듣고 음악도 드고 춤도 출 수 있다. 심지어 학관에서 종종 낮잠 자는 고양이인 레옹이 까지 구현을 해놓음으로써 연세대생들이 실재감을 느낄 수 있는 디테일한 요소까지 배치해놓았다. 

<실제 언더우드관과 똑같이 만든 메타버스 언더우드관, 페이스북 14F >
<재즈 동아리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는 아바타, 연세대 공식 블로그>

만약 동아리 박람회를 줌으로 했다면 어땠을까요? 시간과 링크를 이메일로 공지하면 그 시간에 맞춰서 학생들이 들어올 것이고 각 동아리는 동아리 설명을 위해 ppt 나 영상을 띄우고 설명했을 것이다. 아타바도 없고 공간도 없고 현장에 있는 듯한 실재감을 느끼기 힘들 것이다. 내가 원하는 동아리를 보기 위해서 순서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행사를 가다 보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은 호기심에 구경하러 가는 경우도 있는데 줌으로 온라인 행사를 하면 그런 경험은 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바타와 공간을 제공하는 게더타운에서는 현재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은 어디인지, 어디가 시끄러운지까지 알 수 있고 내가 기분이 좋으면 춤을 출수도 있다. 아바타와 공간만 제공하더라도 이렇게 실재감을 비롯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들을 제공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만 있는 선물관, 연세대 공식 블로그>

실제 있는 공간을 가상에 구현함으로써 함께 하는 느낌만 제공해주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상공간이기 때문에 우리가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영역도 있다. 트래비스 스캇 포트 나이트 메타버스 콘서트에서도 우주와 바닷속에서 콘서트를 즐기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비대면 동아리 박람회만 제공할 수 있는 경험도 있다. 바로 가상공간에 새롭게 구현한 '선물관'이다. 선물관은 이벤트를 위해 별도로 많은 공간이다. 메타버스 내에서 크리에이션을 위한 툴들을 제공함으로써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공간과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는 사용자들에게 무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메타버스의 또 다른 잠재력으로 평가된다.

숭실대학교도 게더타운으로 대학 축제를 개최했고, 건국대에서도 'KON-TACT 예술제'라는 메타버스 축제를 기획했다. 대학교뿐만이 아니다. LG 이노텍에서는 게더타운 내에서 채용 설명회를 함으로써 400명가량의 대학생, 인사 담당자 및 실무자를 참여시켰고 LG 화학에서는 가상공간으로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했다. 숭실대 총학생회장은 "기존에 유튜브 생중계로만 진행하는 온라인 행사를 넘어, 학교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캠퍼스를 돌아다니고 서로 상호작용하며 놀 수 있도록 메타버스 축제를 기획했다"라고 했다. 이처럼, 많은 모두 가상공간에서 축제와 다양한 행사를 하는 이유는 모두 기존 온라인 행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함께 존재하는 느낌인 실재감과 거기에서 파생되는 인터랙션과 소통 경험, 그리고 가상공간이라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경험을 제공해 주기 위해서이다.


결국 어떤 경험을 제공해줄지를 생각해야 함

이 외에도 다양한 산업군에서 메타버스와 결합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그 경험들은 실재감과 연관이 될 수도 있고 있고 완전히 새로운 경험일 수도 있다. 각종 세미나와 행사, 교육, 콘서트와 공연, e스포츠, 여행, 가상 오피스 등은 현재 코로나로 인해서 오프라인으로 경험하기가 힘들고 온라인으로 경험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런 산업군에서는 '누군가와 그 공간에 함께 있는 실재감'이 필요하다. 쇼핑, 부동산, 제조 분야는 사람이 그 공간에 함께 존재하지 않아서 불편하기보다는 직접 입어 볼 수 없고, 직접 구경할 수 없고, 직접 제작해 보기 힘든 페인포인트과 니즈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물이 그 공간에 함께 있는 실재감'이 더 의미 있는 고객 가치가 필요하다. 이처럼 산업군과 서비스에 따라서 현재 존재하는 고객의 니즈와 페인 포인트는 다르다. 같은 실재감이라 하더라도 사람이 함께 있는 느낌과 사물이 함께 있는 느낌은 다르다. 결국 기존에 우리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주거나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니즈를 찾아야 하고 그것을 메타버스 요소들로 해결하려고 해야 한다. 단순히 유행이나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게더타운이나 메타버스를 활용한다면 그것은 한두 번 사용하고 끝날 것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새로운 기술이나 패러다임이 등장하면 늘 유행처럼 수많은 언론이나 뉴스에서 마치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금방이라도 올 것처럼 다뤘다. 많은 기업들이나 이해 관계자들은 그 시류에 올라타기 위해서 많은 고민 없이 흉내만 내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시간을 거쳐서 진짜들이 나오게 된다. 언론, 정부, 시장은 그들의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뉴스거리가 필요하고 새로운 화두가 필요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진짜 의미 있는 것들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지금이 기대감의 정점인지 아니면 더 올라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그 기대감은 곧 사라질 것이다. 그때를 위해서는 메타버스를 소모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담백하고, 실제적이고, 미래를 위해 볼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가진 문제들, 사용자나 고객이 가진 문제들, 기업과 사회가 가진 문제를 메타버스로 어떻게, 왜 해결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메타버스는 지금 어디쯤일까?, 메타버스 하이프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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