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목적 및 연구사

1950년대의 소설을 중심으로

by 이순직

본 논문은 다음 두 항목을 연구목적으로 한다.


첫째, 1950년대의 전쟁‧전후‧분단이라는 민족사적 문제가 소설문학에 수용된 주제별 양상을 살펴보는 작업이다.


당시 소설문학의 궁극적인 주제는 한국전쟁과① 직간접적인 연관성 내지는 영향관계를 맺고 있는데 전쟁체험과 전후사회의 속성은 소설의 주된 관심사이며 특히 한국전쟁은 현대소설사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소설의 발생론적 기반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②


민족적 차원에서 巨大事件인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에 북한의 기습적인 남침으로 발발하여 1953년 7월 27일 停戰까지 계속된 전쟁을 가리킨다.


그 전쟁의 속성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소의 대결로 대표되는 냉전시대가 낳은 이념전쟁이다. 전쟁의 일반성은 물론 동족살상과 형제살해(fratricide)의 내전인 동시에 참전국이 다원‧국제화한 전쟁이며 역사적인 사실로서 완결형이 아니라 휴전 이후 현재에 이르는 분단상황의 발단으로 인식하는 진행형의 전쟁이기도 하다.

연구의 초점은 1950년대의 시대적 상황에서 전쟁‧전후‧분단의 연쇄적 핵심고리가 소설문학에 수용된 주제별 양상에 관한 고찰이 될 것이다.


둘째, 형식의 내용화라는 측면에서 구체적 작품을 통해 주제의식의 형상화에 결정적 기여를 하는 서술양상을 살피는 작업이다. 서술기법은 단순한 수사적 장치처럼 인식하지만 경험세계를 예술세계로 전이하도록 구획 짓는 핵심적인 요건이며 미학적인 형태의 양식화(stylize)에 기여한다.


작가는 서술을 통해서 소재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더욱 의미 있게 발전시키는데 소재를 조직하는 방편으로서만이 아니라 소재의 가치를 탐색하는 도구임은 물론이다.③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이 “내용 대 형식”이라는 양분법(dichotomy)을 맹렬히 반대하면서 내용이 형식상의 요소를 암암리에 내포하고 있다고④ 주장한 것처럼 서술양상에 대한 관심은 주제의 형상화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다.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한 1950년대 소설연구는 전쟁소설‧전후소설‧6․25소설 등의 개념 정립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와 전쟁체험의 밀도에 무게 중심을 둔 방법으로써 세대론적 접근으로 이루어져왔다.


전쟁소설은 전쟁의 상황을 다루는 모든 시대의 敍事物을 포괄하는 개념이기보다는 兩次世界大戰 이후의 전쟁체험을 재현하는 소설을 제한적으로 지칭하는 것이 관례이다.⑤


우리의 경우 한국전쟁을 소재 차원에서 접근하여 문학적 관심을 전쟁이 야기하는 제반 문제나 혹은 정신적 대응에 초점을 두는 작품들을 지칭한다. 이들 작품은 전쟁의 현장성이 직접 드러나는 공통점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휴머니즘이나 반전의식을 주제로 가지고 있다.


전후소설은 전후현실에서 비롯하는 허무주의와 실존적 불안감뿐만 아니라 전쟁체험의 필연적 부산물로 인식할 수 있는 가치관의 타락 및 부재와 전후적 삶의 조건들에 관심을 기울인 작품들로 분류할 수 있다. 참혹한 전쟁의 후유증으로서 시대적 상황과 사회풍조를 담고 있는 문학의 한 경향으로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쟁소설과 전후소설의 변별성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전쟁소설은 소재에 따른 개념이고 전후소설은 작품경향에 의한 개념이다. 또한 전쟁소설은 전쟁의 현장과 상황에서 비롯하는 정신적 제반 문제들에 관심의 초점이 있는 반면 전후소설은 전후현실의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한 삶의 양태에 관심을 둔다.⑥


6․25소설은 한국전쟁을 소재 차원에서 접근하여 전쟁체험뿐만 아니라 그것이 삶에 미친 영향을 폭넓게 다룬 소설로 규정한다. 따라서 6․25소설이 분단소설을 포괄한다는 주장과 6․25소설을 분단소설의 하위범주로 묶는 견해가 엇갈려 왔다.


전자는 6․25가 분단상황을 더욱 고착화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이데올로기 문제와 민족 대이동의 문제 등을 동시에 포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후자는 6․25가 해방에서 분단상황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극적 사건으로 보면서 한국전쟁이 앞에 놓인 산이라면 분단은 그 뒤에 놓인 거대한 산맥이라는 주장이다.⑦


이처럼 1950년대 소설연구에서 전쟁‧전후‧분단은 핵심적인 역사적 연쇄 개념으로 묶을 수 있으며 상호 인과관계를 맺고 있다.


終戰이 아니라 停戰의 측면에서 볼 때 전후사회의 실존적 불안은 전쟁체험에서 비롯하는 허무주의나 가치관의 부재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분단에서 비롯하는 몫도 상당하다.


왜냐하면 미소 주둔군에 의한 영토적 분단이 가져오는 불안과 달리 한국전쟁으로 인한 이념대립적․체제경쟁적 분단에는 동족상잔의 체험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950년대 소설에서 전후적 특성뿐만 아니라 분단적 특성도 동시에 찾아볼 수 있다.


특히 60년대의 산업화로 말미암아 전쟁소설과 전후소설의 특성들은 시대적 사회상의 변화로 역사적 연속성을 상실하지만 분단소설은 주제의식의 심화와 소재의 다양화로 분단의 지속적인 상황 아래 꾸준히 명맥을 이어온다. 따라서 분단소설의 기본적인 성격이 이산문학에 있다는 것을 1950년대의 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1950년대 소설연구에서 세대론적 접근이 가능한 이유는 전쟁체험의 밀도 때문인데 작가의 체험 정도에 따라 주제의식의 문학적 형상화가 다양한 차이를 보인다.


백철은 세계대전의 테두리 안에서 전후문학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등단 시기를 기준으로 세대론을 개진한다. 해방 전후와 전쟁 전후로 나누어 전자를 기성세대 후자에 속한 작가들을 신세대로 분류한다.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문학관 비교에서 기성세대의 견해는 근대적이며 신세대는 현대적이라 할 수 있는데 신세대들은 기성문학에 대한 반동으로써 서구적이라고 언급한 뒤 신세대의 작품 특질을 암흑세계로 본다.


즉 전후현실이 젊은 작가들의 반성의식 위에 逆光的으로 투사된 영상으로써 어두운 세계인데 신세대들에게 전후현실은 불안의 시대요, 상실의 시대며 신뢰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현실에 대한 부정과 불신을 작중인물에 투사하며 현대를 메커니즘의 문명으로 보고 거기에서 오는 인간비극을 형상화하려는 의도가 있으며 부정한 현실에 대한 문학적 반영은 풍자성으로 나타난다고 보았다.⑧

김상선은 한국 문학사상 신세대라는 용어가 쓰이게 된 것은 1936년 6월이라고 밝히면서 신세대는 구세대와 대치적 입장에 서 있는데 표현적 기교뿐만 아니라 구세대와 다른 작가적 정신의 이질성을 내포한다고 주장한다.


즉 50년대의 신세대 작가들에게 전쟁체험은 역사적 전환점에 상응하는 정신을 마련하도록 하였다고 본다. 따라서 신세대 작가들은 과거의 윤리관이나 가치체제를 거부하고 전후현실의 허무와 절망을 바탕으로 하는 현대정신을 추구한다고 규정한다.


그의 신세대론은 전쟁체험을 통한 근대정신의 부정과 현대정신에 기초한 새로운 문학적 탐구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작가로 손창섭장용학김성한오상원선우휘를 꼽는다.⑨


김병익은 6․25콤플렉스와 극복의지를 염두에 두고 세대적‧시간적 거리에 따라 세 부류의 작가들로 나눈다.

김동리‧염상섭‧황순원에게 전쟁은 재난이자 삶의 근거상실이며 가치관의 타락과 절망을 퍼뜨리는 세계추락의 실체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김성한‧장용학‧손창섭에게 전쟁은 존재론적 파탄과 무의미, 절망으로 점철된 실존, 존재론적 불구의식의 근원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서기원‧이호철‧하근찬‧오상원에게 전쟁은 인간의 존엄성이 한낱 허위라는 도덕적 각성의 계기이며 이는 윤리적 파탄과 역사적 수난의식으로 나타난다고 본다.⑩


정호웅은 전쟁직접체험세대와 유년기 체험세대와 미체험세대로 분류한다.


손창섭‧장용학‧송병수 등은 전쟁직접체험세대이고 김원일‧윤흥길‧한승원‧문순태‧전상국‧이동하‧조정래 등은 유년기 체험세대이며 이문열‧김성동‧송기원 등은 미체험세대로 규정한다.


이들 중 전쟁직접체험세대의 작품들은 전쟁 자체뿐만 아니라 폐허 위에서의 죽음‧굶주림‧전투와 피난의식‧절망‧가족과의 헤어짐‧기지촌 주변의 아이들의 생활 등을 다루는데 일방적인 피해의식의 문학으로서 전후문학을 바라본다.⑪


김윤식은 6․25를 기준으로 구세대‧체험세대‧유년기 체험세대‧미체험세대로 분류한다. 구세대는 전쟁을 일상적 삶 속에 느닷없이 뛰어든 재난의 일종으로 파악한다.


체험세대는 극한상황으로서의 전쟁체험을 통해 현상과 본질의 결별, 의미와 삶의 결별이라는 주제의식을 서구적 전후소설의 기법으로 드러낸다. 유년기 체험세대는 가치관이나 윤리감각의 미분화 상태인 유아기의 시각으로 세상의 폭력으로서 전쟁을 바라보는데 내면탐구의 경향을 보이면서 6․25가 소재이기도 하면서 소재 이상이지만 한국전쟁에 대한 자의식은 갖추지 못했다고 본다.


미체험세대는 6․25를 분단과 관련지어 파악한다고 규정한다.⑫


이상과 같은 세대론적 접근은 전쟁체험의 밀도에 근거를 두어 작가 고유의 개성이나 세계관을 소홀히 하는 단점이 있으나 문학작업이 개인단위를 넘어서서 한 세대를 아우르는 정신활동임을 은연중에 전제하고 있다.

세대론적 접근 외에도 다양한 연구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곽종원은 1950년대 소설의 작품경향을 넷으로 분류한다.


전투상황을 다룬 것으로 박영준의 「빨치산」과 황순원의 「목숨」, 인공치하의 이야기로 강신재의 「눈물」, 전방과 후방을 연계한 것으로 김동리의 「귀환장정」과 최인욱의 「목숨」‧「면회」, 피난생활을 다룬 것으로 황순원의 「어둠 속에 찍힌 판화」와 유주현의 「절정」‧「영」 등을 제시한다.


이들 중에서 총체적으로 구성이 짜여 있는 작품은 신선함이 없고 새로운 의욕이나 감각이 있는 작품은 구성의 완성도가 낮다고 평가하고 그 이유로 문학정신의 빈곤을 든다.⑬


신경득은 심층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1950년대 소설은 전후의 사회현실과 부조리에 저항하고 폭로하면서 휴머니즘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모랄을 방기하고 무절제한 성이나 어머니․고향과 같은 정감적 사회로 회귀함으로써 도피의 문학적 경향을 가진다고 본다.


요컨대 전후소설의 주인공들은 에리히 프롬의 의미로 볼 때 아버지를 상실하고 어머니에 집착함으로써 개인주의‧소극적 자유주의‧심지어 허무주의에 빠지며 필연적으로 도피의 메카니즘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병상일지와 같은 소설로써 한국인의 외상적 심층을 도려내 보여주는데 성공했으나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고 지적한다.⑭


이재선은 전후문학을 분단대립형‧수복형‧지속진행형‧진행적 완결형으로 분류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쟁이 현대소설의 서사구조와 가치체계의 분기점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전쟁체험과 추체험이 문학적 상상력에 작용함으로써 전쟁의 비극성을 사실적으로 제시한다고 주장한다.⑮


권영민은 전후 세대의 문학적 입지를 모든 가치개념의 붕괴‧꿈과 이상의 상실이라는 상황적 조건과 거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정신 사이의 갈등으로 파악한다. 문학적 양상은 현실적 상황과 조건에 대한 저항, 현실 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과 고발, 피해자로서의 자기인식과 토착적 정서의 추구 등을 꼽는다.⑯


유학영은 전쟁‧전후소설의⑰ 양상을 전쟁체험의 문학적 형상화와 작중인물의 갈등양상이라는 두 축으로 접근한다. 전쟁체험의 형상화를 ㉮ 전쟁의 극한상황과 비극적 체험, ㉯ 분단과 인구이동, ㉰ 전후사회의 삶의 방식 등으로 나누어 전쟁의 폭력성과 사회변동의 문학적 반영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작중인물의 갈등양상은 ㉮ 내면적 갈등, ㉯ 사회적 갈등, ㉰ 분단인식과 이데올로기 갈등 등으로 나눈다.

내면적 갈등은 자아의 상실과 획득, 죄의식으로 인한 갈등, 휴머니즘과 이기주의의 갈등으로 살피며 사회적 갈등은 개인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의 갈등으로 집약되며 분단인식과 이데올로기 갈등은 분단과 이데올로기의 관계 양상에 대한 고찰이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첫째, 전쟁경험의 강렬성이 작가들의 문학적 상상력을 앞지르고 있으며 둘째, 1950년대 작가들은 당대의 사회병리적 구조로 말미암아 야기된 제반현상들을 고발문학적 시각에서 형상화하여 사회적 비판으로서의 작품활동을 한다는 점. 셋째,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제약과 제반 요인으로 인해 작가들의 현실인식은 溫情論的 휴머니즘의 단계에 맴돌고 있으며 넷째, 세계문학적 차원에서 전쟁체험의 문학적 보편성은 획득하였으나 한국전쟁이 갖는 특수성의 천착에는 미흡하였으며 다섯째, 전쟁‧전후소설의 성과로서 분단문학과 이산문학에 관한 기초적인 시각을 제공하여 이후 세대의 새로운 문학적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고 결론을 맺는다.⑱


이기윤은 문학과 전쟁의 관련성을 논의하면서 전후소설론과 분단소설론의 관점을 비판하고 전쟁소설론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인물의 특성을 중심으로 ㉮ 전쟁의 충격과 윤리적 인간상, ㉯ 자아발견과 현실 부정적 인간상, ㉰젊은이의 고뇌와 자기파탄적 인간상, ㉱ 역사적 체험과 의지적 인간상 등으로 전쟁체험을 분류한다.⑲

김양호는 1950년대의 시대정신을 실존의식으로 규정하고 손창섭‧장용학‧오상원의 작품을 통해 전후문학의 실존주의 성격을 분석한다. 손창섭은 극한상황의 체험을 통한 자생적 실존주의 작가인데 시대의 절망적 상황을 가장 치밀하게 그려냈지만 비극과 절망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장용학은 실존주의를 수용하여 작품 속의 일관된 구심점으로 삼아 추상적인 이데아의 자유를 추구했다고 정의한다. 오상원은 인간을 죽음‧이데올로기‧극한상황 등의 삼각관계 속에서 파악하며 부조리에 대한 반항으로써 휴머니즘을 제시한다고 본다. 이들의 공통점은 리얼리즘에 뿌리를 두고 절망적인 전후세대의 증언과 극복의 노력을 보여 전후문학의 영역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⑳


엄해영은 전후세대를 전후라는 특수상황을 자의식적으로 소유한 계층이며 한국전쟁이라는 획시기성에 대한 자각을 바탕으로 기존의 한국문학을 반성하고 현실의 문학적 바탕과 방법을 모색한 작가들로 정의한다. 그들은 전쟁으로 인한 인간 파괴의 현실에 대해 휴머니즘을 지향하고 휴머니즘의 현실적 표현법을 서구의 전후문학에서 찾으려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전후세대성은 휴머니즘과 현대성의 지향을 속성으로 가진다고 규정짓는다. 이러한 전제 아래 장용학‧손창섭‧김성한 등과 같은 전후세대의 문학적 특성은 주제와 기법의 상동관계 즉 휴머니즘적 주제의 모더니즘적 표현에 있다고 보았다.㉑


장백일은 전반기와 후반기로 대별하여 전반기의 특징을 이데올로기 전쟁의 참혹상 및 잔인성의 폭로와 휴머니즘의 추구로 본다. 후반기의 특징을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물음의 제기로 규정한다. 그리고 전쟁과 삶의 함수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전후문학을 유형화한다.


㉮ 전화 속에 전개된 실전의 현장감과 인간 파괴의 전흔, ㉯ 전쟁의 잔혹성과 비극성, ㉰ 이데올로기 대립의 실상, ㉱ 잔혹한 학살과 포로 수용소의 비인간화, ㉲ 정신적 지주를 잃고 방황하는 인간상, ㉳ 윤리의식의 혼돈과 퇴폐상, ㉴ 전쟁이 빚은 이산가족의 비극 등이다.㉒


이유식은 전후소설의 문체적 변화를 추적한다.


전후소설의 문장은 ㉮ 지문소설로의 접근경향, ㉯ 단문화의 경향, ㉰ 의식의 흐름에 가까운 문체, ㉱ 집단적 대화의 소음 문체 ㉲ 관념적 문장 ㉲ 담혼식 대화문장 등으로 분류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전쟁 이전의 소설 문장에 대한 개혁이라면 나머지는 전쟁 이전의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스타일이라고 보았다.


또한 현대소설의 시간성의 특성을 외면의 시간을 단축시키고 내면의 시간을 확대한다고 전제하면서 이러한 시간성의 변혁에 따르는 새로운 서사기법으로 ㉮ 의식의 흐름, ㉯ 소급제시, ㉰ 과거-현재의 겹치기, ㉱ 파노라마 수법, ㉲ 몽타주 수법, ㉳ 객관적 상관물에 의한 분위기 조성 수법 등이 사용된다고 보았다.㉓


김상태는 1950년대 소설의 문체적 특질을 밝힌다. 새로운 어휘의 등장은 전쟁이나 GI문화와 연관된 어휘, 실존적 상황이나 이념적 갈등을 드러낸 어휘이며 어휘의 전국화 현상이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통사적 제약에 의한 고정어순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장을 시도하는데 대담한 생략, 의식 속의 대화, 주관적인 서술자의 독백 등을 빈번하게 사용함으로써 작가의 심미적 의식이 강화되는 현상을 예시한다. 문체의 변화는 스토리 중심의 서사구조에서 벗어나 밀도 있는 내면심리의 드러냄이라는 소설미학을 지향한다고 보았다.㉔


이상과 같은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현대소설사에서 한국전쟁이 차지하는 문학사적 의미는 첫째, 실존주의 도입을 통한 현대정신의 기점이며 둘째, 부조리한 폭력적 현실에 기초한 고발문학적 인식을 갖는 직접적인 계기이며 셋째, 다양한 갈등의 근원으로서 문학적 형상화의 묵시적 배경이며 넷째, 서구적 서술기법과 문체의 변화를 통해 소설미학의 현대성을 지향하는 계기로 볼 수 있다.




이기백, 한국사신론, 일조각, 1978, 444∼445쪽.


한국전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다음과 같다.


“6․25동란은 한국 역사상 가장 비참한 전쟁 중의 하나였다. 이로 말미암아 입은 피해란 말할 수 없이 가혹한 것이었다. 인명 피해는 전투에 의한 것만도 死者 15만, 행방불명 20만, 부상자 25만에 달했고 공산군에 납치된 수가 10만 이상, 그리고 戰災民數는 수백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측되었다. 공산군이 받은 피해는 실로 그 몇 배가 되는 것이었다. 동란으로 인한 물질적인 피해도 정확을 기하기는 어려우나 그 피해액은 모두 18억불 내지 30억불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공업시설은 43%, 발전시설은 41%, 그리고 탄광시설은 50% 가량이 피해를 입었다. 주택은 3분의 1이 파괴되었고 공공건물․도로․교량․항만 등의 상당한 부분이 파괴되었다. 그러나 이 동란의 피해는 물적인 손실만으로써는 잴 수 없는 것이었다. 통일된 민족으로서의 자각을 가진 한국인에게 민족의 분열에 대한 비애를 절감케 하였으며, 통일에 대한 희망을 더욱 어둡게 하였기 때문이다.”


이재선, 현대한국소설사, 민음사, 1997. 81쪽.


③ 권영민, 「꺼삐딴 리」의 인간상, 한국소설의 문제작, 일념, 1985. 196쪽.


René Wellek & Austin Warren, Theory of Literature, Peregrine Books, Reprinted 1966. 140쪽.

“The Russian formalists most vigorously objected to the old dichotomy of “content versus form” …… we see that content implies some elements of form…….”


⑤ 한용환, 소설학사전, 고려원, 1996. 379쪽.


유학영, 1950년대 한국소설연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1988. 8쪽 참고.


한용환, 앞의 책, 325∼326쪽.


백철, 전후십오년의 한국소설, 한국전후문제작품집, 신구문화사, 1980. 370∼383쪽.


⑨ 김상선, 신세대작가론, 일신사, 1964.


김병익, 분단의식의 문학적 전개, 「문학과 지성」, 1972. 2.


정호웅, 분단문학의 새로운 넘어섬을 위하여, 분단문학비평, 청하, 1987. 86∼87쪽.


김윤식, 6․25와 우리 소설의 내적 형식, 「한국문학」, 1985. 6.


⑬ 곽종원, 육이오 동란 이후의 작단 개관, 「신천지」, 1953. 4.


⑭ 신경득, 한국전후소설연구, 일지사, 1983. 234∼243쪽.


이재선, 현대한국소설사, 일지사, 1983. 137∼139쪽.


권영민, 전후의 현실과 문학의 분열, 「한국문학」, 1985. 6.


유학영은 전쟁소설과 전후소설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전쟁∙전후소설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특정개념으로 굳어진 용어는 아니다.


⑱ 유학영, 1950년대 한국소설연구, 성균관 대학교 대학원, 1988.


이기윤, 1950년대 한국소설의 전쟁체험연구, 인하대학교 대학원, 1989.


⑳ 김양호, 전후실존주의 소설연구, 단국대학교 대학원, 1992.


엄해영, 한국전후세대소설연구, 세종대학교 대학원, 1992.


㉒ 장백일, 한국리얼리즘문학론, 탐구당, 1995. 335쪽.


이유식, 한국소설의 위상, 이우출판사, 1988.


김상태, 1950년대 소설의 문체연구, 한국의 전후문학, 태학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