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어느 날, 오래된 미래의 기록
여기까지 따라와 주신 관객 여러분.
여기가 바로 이야기의 끝입니다.
앞으로 펼쳐칠 한 해 동안의 기록 따위는... 없어요.
그저 평소처럼 물 흐르는대로 가다보면?
아님 정말 터닝포인트를 찾기라도 한다면?
이 모든 이야기들이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하다면?
따로 제게 연락주세요. lettera.tv
새해 첫 날, 작가지망생인 나는 일기장에 이런 글을 써 놓고. 혼자 뿌듯해 하고 있다. 내가 쓴 글은 아직 발행 전이라 아무도 못 보는데 마치 고정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 작가 마냥 우쭐한 기분까지... 그렇게 혼자 잘 놀고 있는 중. 이것이 내가 올해부터 새로 도입하려고 하는 새로운 루틴의 형식이다.
내겐 오래된 가족과 같은 친구가 하나 있다. 그는 예지력이 뛰어나고 소위 ‘감’ 또는 ‘촉’이 발달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곧잘 현실에서 맞이하게 될 법한 상황을 미리 꿈을 통해 만나보고 내게 얘길 해주곤 한다. 오늘 아침 요 근래 들어본 중 제일 재미난 꿈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난지도 같은 곳에서 주위에 온통 적들이 둘러싸고 있는 위험한 상황. 나와 M, 그리고 3명 정도 되는 친구가 더 있었는데 그들이 누구인지는. 생각이 잘 안 난다고 했다. (뭐... 그 친구들이 누구든. 여기선 대세에 지장 없다) 가운데 서 있는 5명을 향해 온갖 무장한 적들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이 때 5명 중 제일 대장같은 M이 갑자기 두 손에 검을 하늘 높이 들었다 땅바닥에 쿵 내리꽂으며 큰 소리로 외친다.
“엑스칼리버”
‘지지직. 왜애앵’ 순간 하늘로부터 거대한 보호막이 생겨 5명을 안전하게 감싸고 M은 보호막과 더불어 신나게 (마치 게임을 하듯) 적들과 맞서 싸웠다(고 했다) “안 무서웠어?” “아니, 재미있었어”
내가 그동안 잘 모르고 있던 M의 모습이었다. ‘왕, 대장, 우두머리, 주인공, 리더...’ 난 이렇게 앞장서서 무언가를 하는 역할이 참 힘든데, M에겐 그게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그런 거였구나. 그동안 난 너무 나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거였어, 바보같이. M의 엑스칼리버 꿈 덕분에 오늘도 무사히 하루가 지나고, 좁은 침대에서 또 떨리는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