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어르신 후견 지원단을 지원하며
함께 결정하는 사람으로 서고 싶다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왔다.
도움일 수도, 제도일 수도 있지만, 내가 현장에서 자주 마주한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후견 지원은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이미 충분히 살아온 한 사람의 선택이 흐려지지 않도록,
그 옆에 조용히 서서 함께 판단해 주는 역할이라고 믿는다.
나는 독거 어르신 후견지원단에서 ‘결정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결정하는 사람’으로 서고 싶다.
그동안 나는 돌봄의 자리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다.
아픈 이를 위해 음식을 준비했고,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식탁을 차렸으며,
말로 다 하지 못하는 마음을 대신 들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서서울생명의전화 현장실습을 통해서는
위기의 언어 뒤에 숨어 있는 침묵과 망설임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그 경험은 나에게 중요한 기준 하나를 남겼다.
서두르지 않는 태도야말로 가장 큰 존중이라는 것이다.
후견 지원 현장은 효율보다 신뢰가 먼저인 자리라고 생각한다.
서류를 빨리 처리하는 능력보다
“이 결정이 정말 본인의 뜻인가요?”라고 한 번 더 묻는 태도,
불편해 보여도 그 질문을 건너뛰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나는 그 질문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더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끝까지 존중받아야 할 존재가 된다고 생각한다.
후견지원단의 활동을 통해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여전히 자기 삶의 주체임을 확인하고,
그 선택의 과정에 동행하는 시민으로 서고자 한다.
이 활동은 누군가를 돕는 일이면서 동시에
내가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나는 누군가의 삶에 깊게 개입하지 않되,
결정적인 순간에 혼자가 아니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마음가짐으로 독거 어르신 후견지원단에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