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는 방법

음식을 어떻게 먹을지는 자유다.

왼손으로 먹어도 틀린 것이 아니고, 오른손으로 먹는다고 그것이 옳은 것은 아니다.

고기쌈에 밥을 넣지 않아도 그만이고, 김치를 구워 먹든 생으로 먹든 맛만 좋다.

그냥 각자의 먹는 방식이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 동대문 엽기 떡볶이를 안 맵게 먹는 방법을 배웠다. 떡볶이 떡과 단무지를 작게 자르고, 비슷한 크기로 뭉친 주먹밥을 한 숟가락에 올려서 한입에 먹는 것이다. 네가 말하기를, 엽떡이 너무 매워서 잘 못 먹고 있으니 친구가 알려줬다고 했다. 떡볶이의 매움과 단무지의 차가움, 그리고 주먹밥의 포근함이 제법 조화로웠다.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와닿아 매운 엽떡을 먹을 때에는 그 방법을 또 사용할 것 같다.

등촌 샤브 칼국수를 처음 먹는 날이었다. 소고기 샤브샤브와 칼국수를 같이 먹는 게 생소했다. 맛은 좋았다. 그런데 칼국수를 다 먹고, 소고기가 있던 접시를 치우니 그 밑의 동그란 접시에 초록 주황색이 섞인 알록달록한 밥이 나왔다. 같이 간 사람들은 자연스레 직원을 불러 밥을 볶아달라고 했다. 계란을 살살 풀어 볶은 밥을 앞접시에 덜어 먹으려는데 앞에 있던 형이 덜어두었던 샤브샤브 국물에 있던 감자를 건져 볶음밥과 함께 으깨먹어야 한다고 알려줬다. 다른 사람들도 그 방식을 따르고 있었다. 다 큰 성인들이 볶음밥을 먹을 생각에 히히덕거리는 것이 귀여웠다. 나도 그들을 따라 볶음밥에 감자를 으깼다. 부드럽게 뭉쳐지는 익힌 감자와 살짝 튀긴 듯 바삭한 계란 옷을 입은 볶음밥의 조합이 기가 막혔다. 그 이후로 등촌 샤브에 갈 때마다 그렇게 먹는다. 어느새 너에게 신나서 감자 볶음밥을 전수하고 있었다.

또 한 번은 바베큐를 하면서 마시멜로우를 구워 먹는 방법을 배웠다. 고기를 굽고 남은 잔잔한 불에 마시멜로우의 겉을 그을리듯 구워 그을린 껍질만 뱃겨먹고, 남은 마시멜로우의 겉을 또 구워 먹는 방법이다. 외국 만화영화에서 마시멜로우를 불에 적당히 구워서 그냥 한입에 먹거나, 비스킷 사이에 끼워서 초코와 함께 먹는 것은 보았지만 그렇게 먹는 것은 처음이었다. 마시멜로우의 설탕은 불에 그을려 그 단맛이 강해졌고, 캐러맬라이즈된 겉에서는 바삭함도 느낄 수 있었다. 둘은 누가누가 노릇하게 잘 굽는지 경쟁적으로 마시멜로우를 구워댔다. 잘 구운 마시멜로우를 서로에게 먹여주고 싶어 급급한 밤이었다.

각자의 먹는 방식은 끝도 없이 많지만,

역시 너와 내가 공유하는 방식이 제일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