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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쩌다 보니’

2025년 2월 17일 월요일의 기록

by 이수하

어쩌다 보니 글을 쓰는 사람이 됐어요. 나는 이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이 죽을 때까지, 아니 죽음 후 영원히 나는 글을 쓰고 싶어요. 나의 어릴 적 꿈. 그러나 크면서 멀어진 일. 어쩌다가 다시 돌아간 길. 헤맨만큼 내 땅이잖아요. 그쵸. 나는 ‘길을 잃어봄’이라는 여행을 한 거잖아요.

내 손끝 온기가 이 글에 담기길. 이 온기가 필요한 그 ‘한 사람’에게 전달되기를. 이 여리디 여린 온기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차가운 땅을 녹일 수 있기를 나는 오늘 하루도 그렇게 소망해봅니다.


어쩌다 보니 나는 선생님이에요. 나는 선생님과는 거리가 멀지만 다만 아이들을 무척이나 사랑해요.

우는 아이가 있으면 그냥 옆을 지켜줘요. 위로해줘요. ‘속상했구나. 그치? 그럴 수 있어.’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도 꿀잼이에요. ‘너는 그런 재능이 있구나. 그건 선물이야. 너의 그런 부분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거야.’


어쩌다 보니 문득 봄이 찾아왔습니다. 날은 포근하게 풀리고 밖에 하늘은 가히 파랗습니다. 기다림 후엔 기다림의 혹독함이 사라지고 반가움과 기쁨이 폭죽처럼 터집니다. 실은 있잖아요. 내 마음에 봄이 온 것 같기도 해요. 그 사람 있잖아요. 너무 다정하고 스윗하단 말이에요. 스윗한 캔디 같아서 이가 아주 다 썩어버릴 것 같다니까요, 참.


어쩌다 보니 나는 이제 나의 잔잔한 일상과 소박하게 흘러가는 것을 아주 사랑한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일상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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