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교 특강을 잘 마치고 교수님과 따끈한 연포탕을 맛있게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혼자 소설만 쓰지 않으면, 부자 동생 있는 게 정말 좋은 거라고. ㅎㅎ 그리고 내가 한 강의가 평소 교수님이 수업에서 강조하던 내용과 결이 맞아서 좋다고 하셨다. 이번 강의자료를 만들면서 정말 재밌었다. 다른 일은 안 하고 계속 이것만 하고 싶을 정도로. 처음이라 더 그런 걸까? 아니면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서 그런 걸까?
마지막에 자율성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요즘 나의 키워드다. 남의 눈치 보고 상황을 살피면서 결정하지 못하고 애매한 결정을 내리고 책임 지기 싫어하는 것을 이제는 안 하고 싶다.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나의 선택을 하고 책임을 지고 감당하며 살고 싶다. 주체적으로. 조금 단단해진 나의 내면을 느낀다.
신나게 회식하고 한 잔 더 하러 좋아하는 바에 가고 싶었는데 너무 춥고 감기 기운도 있었다. 사장님한테 놀러 간다고 했으니까 그래도 갈까 고민하다가 내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집에 가서 일찍 잠에 들었다. 그러니 오늘 하루 컨디션이 크게 나쁘지 않다. 아마 어제 한 잔 더 했다면 점심 이후에 고꾸라졌겠지.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 마구 올라오는 놀고 싶은 욕구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반가운 일이다. 그래도 감기 때문에 오후부터는 몸에 열감이 나면서 힘들다. 숨 고르기 하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리하지 않고 있다가 퇴근하자. 나는 집에 가서 도윤이 와도 시간을 보내야 하니까. 에너지를 비축해 둬야 한다.
절약형 인간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