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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에 관하여

'매일 메일 보내드립니다.'_1일

by 무정인

여러분은 ‘시작’이라고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입학, 새 학기, 봄, 노란색, 설렘, 기대, 결의, 포부, 계획 같이 마음을 부풀게 하는 단어들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막막함, 부담감,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떠오릅니다. 여러분들께 처음 보내는 메일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시작’이라는 단어가 제게 찾아왔습니다. 그렇죠. 우리의 관계도 오늘부터 시작이니까요 :)

기세 좋게 메일링을 시작했지만 ‘매일 메일을 정말 보낼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걱정이 없어지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일단 시작해 봤습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닐 거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말이죠.


* '시작'의 사전적 의미. (네이버 국어사전)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 비로소 시(비로소, 바야흐로, 먼저, 앞서서).

- 지을 작(짓다, 만들다, 창작하다).

시작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거창하지 않네요. 비로소 창작하게 되는 '매일 메일 보내드립니다.'.

'시작'이란 제목을 가진 노래가 생각나네요. 박기영의 ‘시작’은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짝사랑하던(매우 조숙ㅎㅎ) 농구부 아이를 생각하며 밤새 테이프로 들었던 추억의 노래입니다(테이프, 6학년.. 나이가 티가 나겠네요;). 지금도 그 노래를 들으면 애틋했던 그때의 감정으로 돌아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는 참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듣는 순간 자주 듣던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하니까요. 또 다른 ‘시작’ 노래도 생각이 납니다. 이태원 클라쓰의 OST인 노래죠. 이 노래를 들으면 뭔가 마음이 벅차오르고 주인공처럼 어떤 난관이 찾아와도 소신대로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오늘은 시작에 관한 저의 마음을 솔직하게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한 것은 저의 글쓰기에 강제성을 부여해 매일 쓰는 근력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원래 다이어트도 소문을 내고 해야 잘 되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혼자만 보지 않고 다른 사람과 나누면서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 공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최예지 작가님이 진행하는 ‘기록의 시계절’이란 모임을 2024년에 1년 동안 참석했었습니다. 매일 쓰지는 못했지만 다 쓴 글을 세어보니 200편 가까이 되어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내가 꽤 많이 썼구나! 우울할 때는 아무것도 못 한다고(안 한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제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달까요. 그래서 올해는 강제성을 좀 더 두고 매일매일 기록하는 힘을 길러보고 싶습니다.

이 기록들이 제 발자취가 되겠죠. 이걸 모아 책을 출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목은 ‘매일 메일 보내드립니다.‘ 매일 보내드리는 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많이 담길 것 같습니다. 저의 사소한 일상 이야기나 심리상담 후기, 양극성장애에 대한 이야기, 스스로를 아끼는 방법, 영화나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 명상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제 글이 당신께 잠깐의 쉼과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마음을 담아.. 무정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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