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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스럽지만 자기소개

'매일 메일 보내드립니다'_2일

by 무정인

안녕하세요. 오늘 하루도 잘 시작하셨나요? 오늘은 자기소개를 해보려고 해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실 것 같아서요(안 궁금하실 수도 있지만..;ㅎㅎ).


저는 현재 대학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고 6살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6년 전 갑자기 번아웃이 오면서 불면증과 편두통이 심하게 찾아왔는데 바로 신경정신과에 가지 않아서 출산 후 더 악화되었습니다. 약물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내가 상담사이니까 상담으로 나을 수 있다고 자만했고 약물치료에 대한 저항감도 컸었습니다. 출산 후 증세가 너무 심해져서 결국 2020년 가을에 신경정신과에 가게 되었고 양극성장애 2형 진단을 받았습니다(1형은 조증 증상이 있는 경우이고, 2형은 경조증 증상이 있는 경우).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물치료와 상담을 병행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서 많이 힘들었었습니다. 제가 미쳐 버릴까 봐 두려웠던 시기였습니다. 다행히 육아휴직 기간이라 치료에 집중하며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꾸준한 약물치료와 상담을 통해 지금은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여전히 정서의 고저가 있지만 그 진폭이 확연히 줄어들었고 일상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렇게 매일 글을 써볼 결심을 할 정도로요! :) 이런 기나긴 치유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저와 같은 고통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제가 호전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돌봐주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잘 되지 않았고 지금도 어렵지만 자책을 멈추고 스스로를 아끼는 연습을 일상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 연습에 글쓰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경조증 시기에 뭐라도 쏟아내지 않으면 폭발할 것 같은 마음으로 마구 쏟아냈습니다. 그때 썼던 글을 지금 다시 읽어보면 너무 무겁고 (욕도 많고) 위태로운 느낌이 듭니다. 글쓰기가 제게는 안전한 분출구였던 것 같습니다.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저를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가지 생각(특히 부정적 생각)에 매몰될 때는 다른 방향의 생각을 하기 어려운데 글로 써 내려가면서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더라구요. 글쓰기를 통해 나를 알아가고 돌보는 일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우울할 때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매일 쓰는 게 도전이긴 한데,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계시니 많은 힘이 되고 있어요. 주말에는 쉴까 생각도 했는데 매일 쓰는 것에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주말에도 보내려고 합니다. 토요일은 일상의 행복에 대해 쓰고 일요일은 노래나 영화, 책에서 발견한 인사이트를 나누려고 합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도 평안하세요. 마음을 담아 무정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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