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저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책쓰기 기술
지난 시간에 목차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책 전체의 분량과 한 꼭지의 분량, 또 장 제목과 절 제목의 성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책의 목차는 집을 지을 때의 설계도와 같습니다. 오늘은 책을 쓸 때 어떻게 목차를 작성하는지에 대한 실전 사례를 통해 목차 작성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이 브런치나 블로그에 쓴 글을 책으로 내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글을 쓰는 거죠. 그런데 그것보다 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쓸 책의 목차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그럼 목차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요? 한번도 목차를 작성한 경험이 없다면 굉장히 막막할 것입니다. 목차를 작성하는 방법이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오늘은 제가 '글쓰기'를 주제로 목차를 작성한 경험을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만 공유하겠습니다.
저는 '글쓰기'를 주제로 책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 괜찮은 책을 찾아 목차를 참고했습니다. 오프라인 서점보다는 자료 정리와 속도면에서 온라인 서점이 효율적이었습니다. 한 인터넷 서점 사이트의 '국내도서'를 클릭하면 나오는 '인문' 분야의 '글쓰기' 카테고리에서 필터링 하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글쓰기' 분야에서는 아래와 같은 제목의 책들이 눈여겨 보였습니다.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송숙희 지음, 유노북스), <강원국의 글쓰기>(강원국 지음, 메디치미디어),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이동영 지음, 경향비피), <글쓰기의 최전선><은유 지음, 메멘토), <글쓰기 기본기>(이창룡 지음, 창비), <항상 앞부분문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곽재식, 위즈덤하우스),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김애리 지음, 카시오페아) 등 입니다.
장 제목은 기와집의 대들보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참고한 책들에서 마음에 드는 꼭지 제목을 선택하고 몇 개의 카테고리로 묶어서 목차를 작성했는데요, 돌이켜보니 이것보다는 처음부터 1장부터 5장까지 '장' 제목을 먼저 만들고 거기의 하위 분류로 참고한 책의 꼭지들을 넣는 것이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면 자신만의 독특한 장 제목을 만들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장 제목에 따라 그 아래의 꼭지 제목들이 배열됩니다. 책 제목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장 제목입니다. 꼭지 제목은 너무 많아서, 독자들이 책 선택 시 제대로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 제목은 대부분 진한 글씨체로 되어 있어서 독자들이 구매를 결정할 때 아주 중요하게 봅니다. 차라리 카피라이터가 되라고 물으신다면,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장 제목을 작성했으면, 다음 단계는 참고한 책들의 꼭지 제목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한권에 40개 정도의 꼭지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에 밑줄을 치든, 문장으로 옮겨적든, 앞 뒤로 별 표시를 하든 자신만의 표시를 하시기 바랍니다. 이 때 중복 되는지 몇 개인지에 대해서는 일단 생각하지 않기로 합시다. 이 작업은 나만의 목차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부담 갖지 않고 편하게 하면 됩니다.
그 다음에는 마음에 들어 선택한 꼭지 제목을 나만의 문장으로 바꾸는 작업입니다. 이미 출판된 책의 꼭지 제목을 그대로 쓸 수는 없겠죠. 나만의 창조적인 해석이 필요합니다. 이 작업이 가장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지만 피할 수는 없습니다. 이 방법을 쓰는 이유는 참고한 책의 꼭지 제목은 이미 시장에서 독자들의 검증을 받고 긍정적으로 평가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나만의 언어로 변용해 나만의 멋진 꼭지 제목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3단계에서 기존 책의 꼭지 제목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나만의 문장으로 창조적으로 바꾼 것을 각 장마다 배치하면 목차 작성은 비로소 끝이 납니다. 이때 각 장마다 적절한 수의 꼭지를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장은 4개 어떤 장은 10개 이렇게 되면 곤란하겠죠. 모든 장마다 같은 수의 꼭지가 배치되면 좋겠지만, 실제로 진행해보면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럴 때는 각 장마다 꼭지 갯수가 많아 중복되는 것은 적절하게 빼야 될 것이고, 모자라는 것은 새롭게 제목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각 장마다 8개면 8개, 10개면 10개로 꼭지 수를 같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꼭지 제목은 한번 정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출간 직전까지 보다 매력적으로 수정을 거듭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목차 작성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봤습니다. 책 한권의 목차를 작성했다는 것은 그 책의 절반을 쓴 것과 같습니다. 목차를 보고 책의 구매를 결정하는 독자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꼭지 제목 역시 장 제목처럼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 것이 관건입니다. 영상의 시대에 책 제목이든, 장 제목이든, 꼭지 제목이든 간에 어떤 제목이든 읽는 사람의 시선을 끌어들이고 붙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게 제목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래야 독자가 책을 선택하고 본문을 읽어 나가겠죠.
제가 알려드린 방법 외에도 목차를 세우는 다른 방법들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브레인스토밍을 이용하는 법, 만다라트 차트를 활용하는 법, 가상의 독자를 설정하고 그 독자와 질문에 답하는 방법 등이 그것이죠. 좋은 목차의 기준은 일목요연하게 책 제목을 뒷받침하여 독자의 선택을 받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목차 세우는 연습을 꾸준히 반복하면 좋은 목차를 작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