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날

by 이영진

긴 사다리 이삿짐 내린다
내려오는 건 말없는 물건들
공중에서 낯선 땅으로

아랫층 노인네 먼길 떠났는데
아무도 나와보는 사람없는 이삿날
하늘만 저 홀로 어두워
비라도 한바탕 내릴 모양이다

메마르고 황량한 이 땅에

이삿날 / 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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