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여행자

by 이영진

​낯선 땅으로 떠나는 긴 비행이

누군가에겐 설렘이라지만

내게는 고된 형벌이다

이름 모를 풍경 앞에

줄지어 선 사진들 속에서

진짜 여행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겉핥기식 구경으로 채우는 허세보다

익숙한 내 방, 포근한 이불 속이 좋다

​TV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보며, 난

앉아서 세계속으로 들어간다. 먼 길

떠나지 않아도 세상은 내 곁에 와 있고

나는 이 고요한 대리 만족이 참 달다


방구석 여행자 / 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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