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명 가수

by 이영진

그림 / 화가 이영순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

'봄날은 간다'를 잘 부르던 여인이 있었다.

노래 잘 하는 년은 팔자가 쎄다던 무명가수.

술도 잘 먹고 욕도 잘 하던 예쁜 여자였다.

어느 봄날, 여행 간다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누구는 죽었을 거라 했고, 누구는 남자가 생겨

떠난거라고 위로도 위안도 아닌 말들을 해댔고,

남자들은 그 술집 앞에서 입맛만 다시다 돌아갔다.


어느 무명 가수 / 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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