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일찍 찾아 오고, 산수유가 아름다운 섬진강변 구례. 1950년 7월 24일, 구례경찰서장 안종삼은 유치장에 있던 보도연맹원 480명을 집결시켰다. 이들을 처형하고 퇴각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내용을 이야기하고 새사람이 되어달라 부탁하고 풀어주었다. 명령 불복종. 그 이후 인민군이 구례를 점령하였을 때도 경찰 가족에게 보복하지 않았다. 인과응보.
전세가 뒤집혀 다시 구례경찰서장으로 부임하자 마을주민들이 '은심동정호 덕고방장산'(은혜가 동정호와 같고, 덕이 방장산처럼 높네)이라 쓰여진 병풍을 선물했다. 사상의 차이로 죽고 죽이는 사이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아름다운 사람 /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