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낙타
by
이영진
Dec 29. 2022
조그만 바람에도 모습을 바꾸는 사막에선
먼 길 떠나기 전 무거운 짐을 실은 어미 앞에서
새끼 낙타를 죽여 땅에 묻는다 별을 보고
길을 찾는 상인들도 가끔 길을 잃지만
어미는 반드시 새끼 무덤을 찾아 온다
낙타는 물이 없으면 가시나무를 씹어 입안과
혀에서 나오는 피를 마시며 걷는다 아무런
짐도 지지 않은 낙타는 비상 식량이다
길을 잃고 먹을 것이 떨어지면 그 피와 살을
먹으며 걸어야 한다 삶이란 얼마나 잔인한
일이냐 자식들에게 보험금 주려 달리는 차에
뛰어들었다는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은 밤이다
낙타 / 이영진
keyword
낙타
새끼
사막
16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이영진
소속
종로문협
직업
출간작가
시와 그림이 만날 때
저자
수필춘추 신인상(수필), 종로 문협 신인상(시), 다솔문학상(시), 월간 문학 신인상(민조시), 산문집 <내가 사랑한 소소한 일상들>, 시집 <시와 그림이 만날 때>
팔로워
343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놀고들 있네
우공이산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