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친구

by 이영진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

내 흰머리 쓰다듬으며


- 그 많던 머리숱은 어디갔노

머리빗도 안 내려가던

철사 대가리 부들부들

강아지 털로 바뀐네


- 죽고 싶냐 이눔 새꺄


내 검은 눈썹 잡아당기며


- 늙은 놈이 성질은 여전

머리는 허옇고 눈썹은 까맣고

다른 털은 무슨 색이고


- 머리만 하얀겨 임마

마음은 청춘이여


- 청춘같은 소리 헌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사는구나 이 철 없는 놈


- 니 머리털 다 뽑아서

문어 만들어 삔다


- 요 요 요놈 형님한테

하는 말버릇 보소


환갑인 놈들이 이러구

낄낄거리며 산다


이것이 내겐 시다

나에겐 삶이 곧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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