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시에 말 걸다

사진기와 시 메모장 한상차림

by 이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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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말했지

이름 불러 주는 일은

몸짓 같은 내가 너에게

꽃이 되는 일이라고


나는 가만히 속삭일게

말을 걸어 주는 일은

꽃이 된 꽃을 나도 몰래

활짝 피우는 일이라고.


시인은 또 말했어

우리는 모두 이름 불러 주며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의미 있는 눈짓이 되고 싶다고


나는 간절히 염원할게

우리는 서로 말 걸어 주며

너의 의미가 나의 의미가

나날이 새로운 삶으로 펼쳐지고 싶다고.


외로운 계절에 외로운 거리에서

삶이 외로운 사람들은

말 걸어 주는 이가 없어서일 거야

너와 나의 삶이 혹 우울로 닫는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말 걸어 주지 않아서야


……

어느날.

사진이 시에게 말을 걸어왔어

그후로 시가 푸르게 피어나는 거야

세상이 첫사랑같이 순수한

메타포로 재잘대기 시작하고

시는 신나서 귀 기울이며 미처 놓치기도 하며

오늘이 어제보다 새로운 의미 같아

사진이 시에 말 걸자

시도 외로운 삶들에게 말 걸고 싶어진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