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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 Apr 27. 2021

네 번째 책을 출간하다

소설집 <<페르소나를 위하여>>의 출간을 앞두고

어느덧 네 번째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출판을 앞두고는 늘 처음을 생각하게 된다. 첫 출판은 2018년의 일이다. 처음부터 장편소설이었다니 지금 생각해봐도 문학적 패기가 넘쳤다. 하지만 세상은 그 부담스러운 패기를 용납하지 않았다. 원고 뭉치를 들고 출판사 여기저기를 처량하게 배회하던 나는 점점 자존감을 잃어갔다. 메이저 출판사에서는 숱한 거절을 받아야 했고, 조금 규모가 작은 출판사를 찾아가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많았다. 제목을 바꾸자고도 했고, 원고를 수정하자고도, 삭제했으면 하는 부분도 정확하게 지적했다. 하지만 자기 확신에 가득 차 있던 나는 제목은 물론 원고를 훼손하는 그 어떤 것도 용납할 수 없었다.


결국 또 어긋나 버렸음에도 다른 출간의 길을 찾았다. 어떻게든 책을 내고 싶었다. 찾아보니 어떤 책이든 출간해주는 출판사들이 있었다. 자비출판의 길이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알아보다가 이럴 바에는 1인 출판사를 시작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출판사 '몽상가들'을 설립했다. 녹록지 않은 선택이었다. 고상하게 소설만 쓰면 소설가가 될 수 있을지 알았지만, 그것은 유명 소설가들의 이야기였다. 나는 혼자만의 길을 택했다. 집필뿐만이 아니라 출간의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만 했다. 기획, 북디자인, 교정교열, 인쇄, 배본, 서점 계약, 홍보.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나는 어떠한 사전 정보도 없이 혼자 출판 시장에 뛰어들어 이 모든 걸 배웠다.


삼 년 동안 출간한 나의 저작물


그렇게 스스로 소설가가 되었다. 출판사는 현실적으로 보자면 개인 사업의 시작이나 마찬가지였다. 출간할 때는 물론이고 매일매일 발주며 배본 때문에 신경 쓸 게 많았다. 사실 지금도 내겐 벅찬 일이다. 본업이 집필과 출판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 본업을 가진 채로 집필과 출판사의 업무를 병행했다. 여유를 찾기 힘든 나날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여유 없는 삶을 사랑했다. 어찌 되었든 '몽상가들'이라는 '문학 채널'을 통해 문학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스스로 문학적 커리어를 쌓고 있었다. 첫 책인 장편소설 <<레지스탕스>>를 시작으로 에세이집 <<자기만의 모험>>, 그리고 시집 <<경계에서>>를 출간했다. 일 년에 한 권의 책을 낸 셈이다.


곧 소설집 <<페르소나를 위하여>>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도 원고의 집필부터 기획, 그리고 북디자인까지 내가 직접 했다. 내지 디자인만 전문 북디자이너분께서 맡아주셨다. 이번 소설집에는 2015년부터 집필한 여덟 편의 단편소설이 담겨있다. 이 작품은 2020년 <위클리우>라는 주간 단편 소설지 프로젝트로 공개한 바 있다. 이 주간지 프로젝트 역시 출판의 경험 덕분에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 덧붙이자면 위클리우의 네 편의 작품은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오디오북으로 발매되기도 했다. 다양한 독자들과 호흡하며 야심 차게 준비한 <<페르소나를 위하여>>. 이 작품은 세상에 어떤 책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작가로서, 출판사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자.



곧 출간을 앞두고 있는 소설집 <<페르소나를 위하여>>



* 소설집 <<페르소나를 위하여>>는 오는 5월 30일까지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하고 6월 7일 정식 출간할 예정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페르소나를 위하여>>의 제작기, 사전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는 <<위클리우>>프로젝트, 디자인 제작기, 그리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볼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출간과 집필에 대한 질문은 댓글로 달아주시면 아는 범위 내에서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신간 페르소나를 위하여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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