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줄리엔 헨리 - 친구의 친구 Review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 글입니다.)
영화는 조금 오싹하게 시작된다. '친구의 친구가 나한테 말해줬는데' 흔한 루머처럼 시작된 이야기는 호텔 매트리스 밑에 깔려 있던 남자가 어느 외교관의 남자친구였다며 마무리된다. 이어서 담벼락 구멍에 눈을 들이댄 여자가 그대로 손가락에 눈을 찔렸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번에도 친구가 해준 이야기라고 한다.
발 없이 천 리나 간 말들은 허황된 경우가 많다. '친구'도 아니고 '친구의 친구'로 시작하는 서론이 그리 믿음직스럽지는 않다. 멜빵 바지를 입은 매디 역시 루의 이야기를 시큰둥하게 듣는다. 결국은 자고 가라는 말에도 택시를 타고 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너에게 이야기 들려주는 친구의 친구가 너무 많아."
그렇게 밖으로 나온 매디는 택시를 잡는다. 매디는 '괜찮냐'거나 '마실 것을 원하냐'는 택시 기사의 말에 적당히 대답하고 차창에 기댄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매디의 표정이 이상해진다.
이 길이 아니라는 그녀의 말에 택시 기사는 닥치라며 소리를 지른다. 관객마저 깜짝 놀란 순간, 화면은 다시 전환되고 루가 숨을 가다듬으며 심각한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그리고 매디가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열쇠를 가지러 다시 왔다는 말에 루는 장난을 친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다시 1층으로 내려가 버리고 방금 전과 동일한 택시 기사와의 대화가 들려온다.
"안녕하세요."
"매디 맞아요?"
"네."
루는 여전히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사실 루의 말은 전부 사실이었던 걸까? 루에게 어떤 예지 능력이라도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 루는 집에 가려는 매디를 붙잡았다. '(어머니께)우리 편의점에서 일하는 중이라고 말씀드려'라는 말에 매디가 '어제도 그랬잖아'라고 대답하는 걸 보면 하루 이틀이 아닌 듯했다. 다시 방으로 돌아온 매디의 열쇠를 쥐고 시간을 끌기도 했다.
이야기하며 거리를 걷는 둘의 뒤에서 담벼락에 얼굴을 가까이 대는 여자가 보였던 것 같기도 하다. 조금 뒤에 그 여자는 눈을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사실 루는 지금까지 매디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던 중인지도 몰랐다.
발 없는 말이라도 백 리 정도라면 참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