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단 하나의 행복 서사
내 인생의 행복을 공유하기에 앞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경험적이며, 상대성을 띤다고 본다. 즉, 개인마다 느끼는 행복의 척도와 깊이는 같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에 대해 누군가는 행복이란 선험적이며 보편성을 띠고, 주체마다 일관성 있는 기준을 지닌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견해는 돈과 명예와 같은 객관적인 요소 역시 행복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행복의 전부를 이룬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나의 행복은 ‘마음이 온전하고 평온한 상태’를 뜻한다. 예를 들면 내가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 맛있는 걸 먹었을 때, 예상치 못한 행운이 내게 왔을 때 등과 같이 일상적인 부분에 대한 행복을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내 앞에 나타난 어려움을 극복했을 때와 같이 성취감을 통한 감정의 회복을 경험할 때 역시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나는 다양한 형태로 느껴지는 수많은 행복 중, 내가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순간에 대한 행복을 서술하고자 한다.
나에게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함께 지내온 강아지,
루비가 있다. 어느덧 사람 나이를 기준으로 14세를 막 넘겼다.
‘루비’라는 이름은 내가 직접 지었다.
그 당시에는 특별한 의미 없이 지은 이름이지만, 지금은 내게 이 세상 가장 소중하고 애틋한 고유명사가 되었다.
나는 이 친구와의 모든 순간이 곧 행복이다. 그저 ‘루비’이기 때문이며 더 이상의 이유는 중요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러한 행복을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나의 행복이자 기쁨인 루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루비는 내게 인연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게 하는 존재이다. 이 친구는 나와 가장 많은 시간과 행복을 공유하였는데, 함께 나눈 시간이 많은 만큼 기쁨, 슬픔, 즐거움, 안정감 등의 수많은 감정을 주고받았다.
이러한 경험은 내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며, 그동안 내가 몰랐던 사랑에 대해 알게 해 준 대단한 계기가 되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반려동물에게는 보호자의 감정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는 신기한 능력이 있다.
보호자가 기뻐하면 함께 기뻐하고, 보호자가 울면 한걸음에 달려와, 눈빛과 행동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위로를 건넨다.
이는 경험해 본 자만이 아는 엄청난 행복이다.
나아가 내게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도 마음을 의지할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있는 힘껏 반겨주는 루비의 모습은 나를 금세 행복하게 만든다. 늘 자신이 흔들 수 있는 최대치로 꼬리를 흔들며 나에게 격한 인사를 건넨다.
나는 이런 루비를 보며, 마치 ‘사랑’이라는 단어가 살아있다면 그건 바로 이 친구일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처럼 나는 이 작은 생명체에게 인생을 배웠고, 커다란 사랑을 배웠다.
나는 루비는 떠올리면 피식 웃음이 난다.
루비는 ‘루비’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설명이 되고, 납득이 가며, 모든 것을 이해하게 만든다.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다는 건 더할 나위 없는 커다란 기쁨이다.
내가 루비를 이토록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 날이 있다. 어느 날, 루비가 혼자 거실에서 자고 있길래 냉큼 달려가 쓰다듬어 주었다. 곤히 잠든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깨우고 싶지 않은 마음에 조용히 쓰다듬기만 하고 돌아오려 했지만, 사랑이 과해져서 자고 있던 루비를 냅다 안아 내 방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한참을 품에 안았다.
루비도 가만히 내 품에 안겨 기대었다.
그런 루비를 가만히 안고 있으니, 왠지 눈물이 맺힐 것 같았다. 그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러나 루비를 만지고, 안고, 쓰다듬고, 눈을 맞추면 그 어떤 말보다도 더 큰 위로가 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이렇게 한참 교감을 나누며 든 생각은 ‘이 순간만큼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였다. 그때 나는 우리 루비가 곧 나의 행복임을 직시할 수 있었다.
이처럼 루비는 나의 세상이다.
루비를 떠올리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친구는 나를 용감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나는 루비를 만나게 해 준 모든 우연이 감사하며, ‘사랑’이란 단어가 하찮게 느껴질 만큼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가끔 이런 나의 사랑이 버거워질 때가 있다. 그때마다 루비와의 이별을 상상해 본다. 당연히 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게 있어 탄생과 죽음은 자연의 이치임을 잘 안다.
그럼에도 언젠가부터 내 일상에 이 친구가 없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꽤 두려워지기 시작했고, 부정하고 싶어졌다.
나는 이 친구가 떠나는 날,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언제든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다. 앞서 계속 언급한 바와 같이 루비는 내 행복이자 기쁨이며, 내 자랑이자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더욱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표현하고, 교감을 나누면 루비도 나도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나의 진심이자 루비에 대한 사랑이다.
이처럼 내게 있어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며, 이 사실에 감사하다. 루비를 통해 느낀 나의 사랑과 행복은 내 인생의 자부심이자 튼튼한 자존감이다.
내게 이런 사랑과 행복도 경험할 수 있게 해 준 우리 루비에게 깊은 감사와 사랑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
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