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그림책스터디
그러니까 제목을 보면서부터 생각난 문장이 있긴 했다.
사탕을 고를 때 나는 맛있는 맛만 고를 것 같았던 때로부터 사탕을 고르면 맛없는 맛만 나올 것을 걱정하게 되는 때까지의 여정이 쓰디 쓰다는 그림책 주인공에게, 꼭 해주고싶은 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 문장이 등장해서 놀라고 말았다.
픽사의 스토리텔링기법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책에서는 ‘주인공이 위험에 빠지는 우연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써도 괜찮지만, 주인공이 위험에서 빠져나오는 이야기를 쓸 때만큼은 우연을 지양하라’고 조언하고 있었다.
난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뭣같은 이유로 숱하게 위험에 빠지는 게 가능한데, 왜 의도치도 않았지만 갑자기 행복해지는 건 안된다는걸까?
실제로 그런 걸 지칭하는 단어도 존재하는데.
그건 ‘기적’이다.
내가 작년에 발간한 소설 <재인의시간: 공저 프라하러브테터 중 1편>에도 이런 생각을 담았었기에 소개해본다.
‘픽사의 스토리텔링 기법’이라는 걸 본 적이 있거든. 글쓰기 법칙을 설명하는 글인데 ‘주인공을 사건에 휘말리게 하는 우연은 좋은 것이지만, 주인공이 그 위험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우연이란 자연스럽지 않아서 지양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나는 반대로, 주인공이 인생의 위험에서 빠져나오는 우연에 대해서 쓰고 싶어. 그런게 있다고 믿고 싶거든. 실제로 단어로도 있잖아. 기적.
물론 사탕을 고를 필요없이 한 열통 사버리면 해결되는 문제는 아닐까라는, 지나치게 물질만능주의같은 생각이 잠깐 고개를 들기는 했지만.
불행이 찾아왔다면 어딘가에선 반드시 행복이 이쪽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