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예술가들과 예술계의 사람들이 모이는 그룹 전시 오프닝 현장에는 화려한 스타일이나 사이즈가 큰 대작 앞에는 늘 사람들이 몰린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유독 사람들의 대화가 끊이지 않고 묘하게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작가들이 있다.
처음에는 그저 성격이 좋거나 인맥이 넓어서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획자로서 여러 작가들과 다양한 협업을 해오며 깨달았다. 그들에게는 단순히 '작품이 좋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나도 모르게 끌리게 만드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1. 타인에게 먼저 진심 어린 관심을 주는 사람
매력적인 작가들은 상대방을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전시 오프닝이나 작가 토크, 협회 모임에서 자기 작품 설명에만 열을 올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동료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갖기도 하고 관람객의 안부나 이름을 기억해 주는 작가들도 있다.
그룹 전시에서, 이런 작가들은 가장 기억에 오래 남고 자연스럽게 함께 일하고 싶어진다. 작년에 기획했던 전시 중, 전시 설치 날과 오프닝 날 부득이하게 현장에 없었던 작가가 있었다. 그룹 채팅방에서 실시간 현장 상황을 확인하면서도, 개인톡으로 따로 응원과 감사를 잊지 않고 꼬박꼬박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그런 마음이 따뜻한 작가와 나는 지금 가장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2. 확고한 예술 세계를 가졌으되 타인의 의견에 유연한 사람
자기만의 뚜렷한 가치관과 취향이 있는 사람은 에너지가 있고 매력적이다. 다만 그 고집이 타인을 배척하고 무시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스타일을 지키면서도 다른 장르와 형식에도 관심을 같고, 오픈 마인드로 수용할 줄 아는 유연함, 그 여백이 있는 작가들 곁에 사람이 모인다.
3. 정보와 기회를 기꺼이 공유하는 '기버(Giver)'
창작 작업이든 인간관계든, 주변에 사람이 많은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얻을까'보다 '내가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듯하다. 좋은 공모전 정보, 구하기 힘든 재료의 구입처나 유용한 작업 팁, 업계 네트워크를 아낌없이 나누는 작가들이 있다. 예술계라는 좁은 생태계에서 나만 알고 싶은 정보를 먼저 내어놓는 이들은 더 매력적으로 기억된다.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나눈 신뢰가 협업 제안이나 새로운 전시 기회로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케이스를 종종 보았다.
4. 작업 루틴을 지키는 '성실한 창작자'
사람은 본능적으로 성실한 사람에게 신뢰를 느낀다. 꾸준히 자기 계발을 하고 본업에 충실한 모습은 위기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호가 된다. 그룹 전시를 준비할 때 마감을 철저히 지키고, 꾸준히 신작을 내놓는 작가는 함께 일하기 안전한' 파트너가 된다. 이러한 단단한 삶의 태도는 실력을 넘어서 작가의 인품이 되어, 그를 더 빛나게 한다.
5. 성숙한 배려로 신뢰를 쌓아가는 사람
단순히 착하고 친절한 것을 넘어, 약속을 지키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성숙함이 진짜 매력이다. 성숙한 작가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약속과 배려로 자신을 증명한다. 함께 전시를 준비하고 도록을 만들고 공간을 나누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책임감과 편안함은 함께 준비하는 사람들의 긴장과 예민함을 내려 놓게 한다. 그렇게 강하게 협업하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결국 이 모든 공통점은 하나의 지점으로 모인다. 다시 만나고 싶고,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
예술가는 고독한 존재라고들 말하지만, 결국 창작을 지속하게 하는 힘도 동료 작가들과의 건강한 연결에서 나온다. 나도 모르게 끌리는 예술가는 단순한 기술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그의 옆에 있을 때 나 역시 더 좋은 작가, 더 나은 기획자가 되고 싶어 지게 만드는 사람이다.
결국 매력적인 예술가란, 자신의 세계를 단단히 구축하면서도 타인이 들어올 자리를 따뜻하게 비워둘 줄 아는 - 성숙한 공존의 기술을 아는 사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