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건물 앞 커피차, 왕과 사는 남자와 장항준
장항준 감독이 절대 천만은 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 속에 천만이 넘으면 이걸 하겠다, 저걸 하겠다, 던져 놓은 약속이 많았던 모양이다. 전화번호를 바꾸겠다, 개명하고 성형하겠다, 귀화할까 생각 중이다, 요트도 살 것이다. 농으로 던졌는데 덜컥 천만이 넘어버리니 어쩔 수 없이 공약을 취소했다. 취소할 수밖에 없겠지. 그래서 시민들에게 커피차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는데, 그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인산인해다. 그만큼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을 절감한다. 나도 900만이 넘어서니 포머[Fear Of Missing Out(FOMO)]가 와서 천만 돌파 이전 막차를 탔다. ‘약한 영웅’ 시리즈물에서 느꼈던 박지훈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비운의 어린 왕 단종에게 딱 어울리는 눈빛이다. 장항준의 픽은 정말 적절했다. 영화의 내러티브(Narrative)도 마찬가지로 장항준다운 인간미라 느껴졌다. 조선의 불행한 어린 왕 단종이라는 거대 서사로 접근했다면, 이런 감동은 없었을 것이다. 어느 시대 어린 왕의 불쌍한 삶과 그에 공감하는 백성들(유해진)이라는 스토리(story)여서 관객들의 공감이 가능했던 것 같다. 권력의 거대함보다 삶의 유연함과 섬세함이 우리네 여정인 것 같다. 박지훈의 눈빛과 유해진의 눈물, 그를 가여워했던 백성들의 짐 보따리와 동네 사람들의 밥상을 통해 우리는 넘쳐나는 감동을 받고 극장을 나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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