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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레랑스 Sep 05. 2024

그렇게 계절은 흘러갑니다.

아무 일 없듯이...그런데

아침 6시 45분 광화문 언저리, 그 시간에도 그렇게 찝찝하던 여름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걷는 것조차 힘이 들고 짜증 나던 여름 공기는 그저 조용히 가을 공기에 밀려난 듯합니다. 밀려오는 바람과 스며드는 바람은 그저 반갑고 생기를 만듭니다. 목덜미에 흐르던 땀의 폭포도 어느덧 가을바람이 막아줍니다. 그렇게 토닥토닥 여름 동안 고생했다고 생긋 바람으로 목을 감싸줍니다. 광화문 광장의 넓은 시야는 이제 가을바람과 함께 움직입니다. 그저 서 있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세종대왕도 이순신 장군도 좋아하실 겁니다.

이렇게 계절은 돌고 돌아갑니다. 우리도 모르는 듯이 그렇게, 그런데 그냥 돌고 도는 것이 아니지요. 더욱 강하게 우리에게 반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니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갑니다. 어찌할까요? 살아갔던 자들이야 무슨 미련이 있겠습니까! 오히려 삶을 반성해야지요.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에게 미안합니다. 그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도록 만들어놓은 것 같아서요. 바람에게 빕니다. 제발 임계선을 넘지 않았다고 말해 주기를.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그 거대한 무게를 느낍니다. 그런데, 작렬하는 뜨거운 여름을 느끼며 변해야 한다고 강변하다가도, 살랑거리는 바람 앞에서 바로 몇 시간 전 그 뜨거움을 잊으려고 하는 우리의 나태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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