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할 권리와 출마할 권리
선거 얘기를 할 때 '유권자'라는 말을 자주 쓴다. 말 그대로 권리(權)를 가진(有) 사람(者)이라는 의미의 단어인데, 다른 권리보다는 특히 '선거권'을 가진 사람을 칭할 때 많이 사용한다. 선거권이라고 하면 뭔가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인 것 같은데, 기준이 뭘까. 그리고 피선거권은 또 뭘까?
만 18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다. 지방선거는 여기에 더해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어야 한다.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선거권이 없지만, 영주권을 취득한 지 3년이 지난 18세 이상의 외국인이라면 '지방선거'에서는 투표를 할 수 있다.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가 된 건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2019년 12월에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2020년)부터 처음 적용됐다. 그전까지는 만 19세였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만 20세, 만 21세였던 시절도 있었다. 오스트리아나 브라질은 만 16세부터, 인도네시아나 그리스는 만 17세부터 선거권이 있다고 하는데, 만 18세가 기준인 나라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이는 선거일 기준으로 계산한다. 쉽게 계산하면, 선거일에서 18년을 뺀 날짜 이전에 태어났다면 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당일이 생일인 사람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2026년 6월 3일이 선거일이라면, 2008년 6월 3일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선거권이 있다.
※ 선거운동은 각 개별적인 행위를 하는 그 시점에 만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선거일 당일에 만 18세가 되는 사람은 선거권을 가지지만, 선거일 전에 선거운동을 하면 안 된다.
※ 선거권이 없는 경우도 있다.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받아 아직 집행 중인 사람, 선거 관련 범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은 선거권이 없다. (공직선거법 제18조)
출마 요건은 선거 종류에 따라 다르다. 우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만 40세 이상이어야 하고, 선거일 기준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한 국민이어야 한다. 반면,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은 만 18세 이상이면 된다. 지방선거의 경우 선거일 기준 60일 이상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선거의 피선거권 연령 기준은 원래 만 25세였다. 다만, 선거권은 만 18세 기준인데 피선거권은 만 25세 기준이라는 모순을 해결하고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세계적 추세에 맞춰 2022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만 18세로 변경되었다.
나이는 선거권 연령과 마찬가지로 선거일 기준으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2026년 6월 3일이 선거일이라면,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선거는 2008년 6월 3일 이전(선거권 연령과 동일), 대통령선거는 1986년 6월 3일 이전 출생자가 피선거권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 피선거권이 없는 경우도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아직 형이 실효되지 않은 사람은 출마할 수 없다. 전과가 있어도 출마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공직선거법 제19조)
'투표권'이라는 말도 자주 쓰이는데, 엄밀히는 선거권보다 넓은 개념이다. 국민투표(헌법 개정 등)나 주민투표, 주민소환투표에서 행사하는 권리까지 포함하며, 이 경우 연령 기준도 선거권과 조금씩 다르다.
투표할 권리도, 출마할 권리도 그냥 주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처음엔 만 21세 이상이어야 투표할 수 있었고, 그게 지금의 만 18세가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피선거권 연령이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진 것도 불과 몇 년 전 일이다.
당연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사실은 오랜 논의 끝에 만들어진 결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