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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C Dec 06. 2016

좋아할 수밖에 없는 그곳, 아이러브뉴욕.

이 모든 것을 다 즐기기엔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그 목적지가 어디냐는 것이다.

- 메이벨 뉴컴버(Mabel Newcomber)

  뉴욕. 오래전부터 꿈꾸던 궁극의 여행지였다. 한 번쯤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이 '뉴욕'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뉴욕 밖에서 본 뉴욕은 많은 것들을 가진 특별한 곳처럼 여겨졌고 이번 여행의 종착지였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행자로 살아온 내게 마침표를 찍어준 곳. 뉴욕은 '끝맺음의 도시'라는 특별함이 아니더라도 벅찬 감동을 선사해주기에 충분했다. 뉴욕은 살아 숨 쉬는 도시였다.



0  장소 : 미국 뉴욕.


  잿빛 하늘. 자메이카에서 느꼈던 후덥지근함은 온데간데없었다. 잔뜩 찌푸린 하늘 틈새로 간간이 보이는 주홍빛 햇살. 사람들은 잔뜩 웅크린 채 지하철에 올랐다. 음흉한 빛을 머금은 도시는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었다. 겨울의 뉴욕. 나는 JFK(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맨해튼(Manhattan)으로 가는 전철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다. 활기찬 구석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지만 나는 마지막 여행지에 대한 설렘에 젖어 있었다. 125번가 역(125th station)에서 내린 나는 어두컴컴한 거리를 따라 걸었다. 125번가는 '할렘(Harlem)'이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125번가에는 뉴욕에서 가장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있었고 나는 그곳에서부터 뉴욕 여행을 시작했다. 


125번가 역. 


  미술관, 그리고 예술. 

  한 도시가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놀거리와 먹거리, 쇼핑과 휴식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뉴욕에서 가장 기대한 것은 미술관을 위시한 뉴욕의 예술이었다. 때로는 여행지의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달리 보면 그곳만큼 흥미진진하고 감탄을 연발할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나는 뉴욕 여러 곳에 위치해 있는 미술관들이 나에게 충분한 감동을 줄 것이란 걸 의심치 않았다. 

  그동안 내가 들렀던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테이트 모던(Tate modern) 그리고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Orsay Museum)과 퐁피두 센터(Pompidou Centre), 로댕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등은 미술에 문외한인 나에게도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감동적인 곳이었기에 그에 버금가는 뉴욕의 미술관들 또한 충분히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더해 뉴욕은 팝아트(Pop art)의 본고장이었으며 내가 한창 그래피티(graffiti) 빠져들었을 때 흠모하던 뱅크시(Banksy)에 관한 일화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MoMA 입구. MoMA는 뉴욕 여행에서 놓치기 아까운 곳이다.
퀸즈에 위치한 모마 별관. MoMA PS1
퀸즈에서 바라본 맨해튼.


  내가 뉴욕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모마(MoMA)라 불리는 뉴욕 현대 미술관(The Museum of Modern Art)였다. 사실, 미술사에 있어서 '현대'라 함은 생각보다 긴 시간(1880-현재, 70년대 이후의 미술을 동시대 미술로 구분하기도 한다. 위키백과)을 이야기한다. 맨해튼에 위치한 모마에서는 광범위한 현대 미술사를 잘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었는데, 사실 나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해준 곳은 모마의 별관이라 할 수 있는 'MoMA PS1'이었다. 강 건너, 퀸즈(Queens)의 위치한 이곳에는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 등이 주류를 이뤄 매우 흥미로운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뉴욕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을 빼놓을 수 없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달팽이 모양의 독특한 외관으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내부 또한 나선형 통로를 따라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전시된 작품의 수로만 따진다면 모마에 비할 수 없지만 비교적 여유롭게 둘러보기에는 딱 좋을 곳이다.

  굳이 미술관을 찾지 않더라도 뉴욕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뉴욕 거리 곳곳에는 유명한 공공 예술 작품들이 놓여 있으며 건물의 벽과 골목에는 그래피티와 스탠실이 즐비해있는데 이것들이 모여 거대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주고 있다.


(글을 쓰는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래피티의 성지. 5pointz. 모마PS1의 건너편에 있었다.
5pointz의 그래피티. 건물 전체가 그래피티도 뒤덮여 있었다. 성지라 부를 만 한 작품들..

- 구겐하임 미술관의 외관과 내부.

42번가 타임스퀘어역. 뉴욕에서 가장 많은 지하철이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뉴욕의 밤은 어떨까. 밤이 되면 7번가(7st)와 브로드웨이(Broadway)가 교차하는 타임스퀘어(Times Square) 주변은 화려하게 빛난다. 42번가 타임스퀘어 역(Times Sq, 42st)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어깨를 들썩이게 되는 곳. 지하철 역사 안에 울려 퍼지는 거리의 악사들의 연주는 덤이다. 타임스퀘어 주변은 뮤지컬을 관람하기 위한 사람들과 뉴욕의 에너지를 한껏 느끼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북새통을 이룬 타임스퀘어에 흘러넘치는 웃음소리와 기쁨의 비명. 뉴욕에 어둠이 내렸을 때 가봐야 할 곳이 곳이 타임스퀘어만 있는 것은 아니다. 66번가 링컨 센터에서는 오페라를 관람할 수도 있으며, 재즈 카페에서 재즈 공연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모든 것을 다 즐기기에는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I LOVE NY.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x 7번가
오페라의 유령
링컨 센터. 이곳에서 오케스트라연주와 오페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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