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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전드 박편 Oct 06. 2021

서우석 대표, BTS의 위버스를 탄생시키다

BTS 소속사 하이브 방시혁의장과의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탄생비화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자회사인 beNX의 대표로 팬 커뮤니티 ‘위버스’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버스샵’ 개발과 운영을 이끈 서우석 대표.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빌 게이츠 같은 CTO를 꿈꾸었던 시절부터 올해 말 론칭을 준비 중인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그의 비즈니스 이야기를 담아봤다. 레전드 비즈니스 X(이하 LBX)의 첫 인터뷰, 서우석 대표를 만나보자.


LBX의 첫 번째 인터뷰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와 근황을 소개해 주시죠.

안녕하세요, 레전드매거진 독자 여러분. 저는 Fan-centric business enabler라는 목표 아래 새로운 스타트업을 준비 중인 서우석입니다. 작년 말까지 하이브의 자회사인 beNX(현 위버스)의 대표로서 위버스와 위버스샵 개발,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그전에는 잡플래닛 CTO,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CTO, 데일리호텔 CTO 등을 역임했습니다.


명실공히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회사 중 하나인 하이브에 몸담으며 성공 가도를 걷고 있었는데 새로운 도전을 하셨다는 소식에 매우 놀랐습니다. 그 이유가 매우 궁금한데요, 그전에 beNX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먼저 얘기해 주세요.

제가 요기요에서 배달 서비스 플랫폼을 해 보고 나니 다른 것을 해 보고 싶었어요. 그동안 스타트업을 하면서 여러 곳으로부터 투자를 받다 보니 투자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서 GS홈쇼핑의 CoE(Center of Excellence, 기업 투자와 육성을 수행하는 전문가 집단) 쪽에 있었어요. 그 와중에 방시혁 의장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그분이 저를 찾은 이유는 이거였어요. 뮤직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팬이 엄청 많아지게 되었는데, 그 팬들이 다 플랫폼, 즉 유튜브나 SNS 등의 플랫폼에 소속되어 있지, 내 고객이 아닌 거예요. 정확히 말하자면 많은 팬들이 내 팬이지만, 그들은 유튜브의 고객이지 내 고객이 아니라는 거죠. 팬들을 통해 돈을 벌고는 있지만, 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팬들이 다른 플랫폼에 속해 있고, 또 정작 나 자신은 그 팬들이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전혀 모르고, 모르다 보니 대응을 할 수 없다는 문제에 봉착한 거죠. 첫 번째 질문은 팬을 알고 싶다였어요. 문제를 정의하는 데에만 6개월 정도 했어요. 그때 당시에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죠. 물론 당시 빅히트에 합류할 거라는 생각조차도 못 했고요.


그럼 방시혁 의장은 어떻게 대표님께 연락하게 된 거죠?

방시혁 의장이 그런 고민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업계 전문가들을 계속 만났어요. 본인이 궁금했던 것을 해결해 줄 전문가들을 계속 만났는데, 대답이 뭔가 책에서 본 내용이거나 본인도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답을 듣다 보니 시원치 않으면 다음 사람을 추천받고, 또 추천받고 해서 계속 소개를 받은 거죠. 그래서 아마 제가 몇십 번 째였을 거예요. 비로소 저를 만나서 본인이 원했던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게 그때 제가 뭐라고 했는지 저도 기억은 안 나요. 하하.


그때가 2018년도인가요?

얘기를 나눈 건 2017년부터였지만 회사에 입사할 생각보다는 문제가 흥미롭다는 쪽에 더 가까웠고, 얘기가 진전되다 보니 결국 플랫폼이라는 걸 갖지 않으면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못할 거라는 결론으로 다다르고 있었는데, 분위기상 그 일을 제가 직접 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저는 그때 GS홈쇼핑에서 신사업 팀장이었고 투자를 받아 베트남에서 신사업을 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게다가 음악 시장에서는 음악이 메인이지 IT가 메인일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빅히트에 합류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었어요.



아무래도 음악 시장에서의 성공사례도 없고, 인식 자체도 생소했겠죠.

맞아요. 굉장히 리스크가 크고, 성공사례도 없고, 이건 어떤 미친놈이 와서 해도 될까 말까 한 낮은 확률의 한계를 갖고 있는... 하지만 의장님과 그때 굉장히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하이브에서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6개월 동안 얘기를 들으면서 제가 내리게 된 결론은 바로 유통이 문제라는 것이었어요. 고객의 문제라기보다는 이 시장의 가장 큰 난제는 유통이다.


새로운 시장에 들어오셔서 산전수전 다 겪으신 거군요.

그렇게 고생 끝에 서비스를 오픈하고 나니 훨씬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는 것이죠. 대형 기획사든 중소 기획사든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비슷했어요. 기본적으로 본인들의 콘텐츠가 핵심사업이다 보니 어떤 콘텐츠가 뜨게 되면 이런 시스템도 건드려보고 남들 하는건 다 따라 해 보는데 그러다가 결국 본질인 콘텐츠에 집중하지 못하고 사업을 접거나 망하게 되는 사례를 많이 봤어요. 그래서 자신들의 콘텐츠에 보다 집중하면서 더 잘할 수 있는 음악, 엔터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자, 그래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오너십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거죠. 우리는 그냥 플랫폼을 이용하는 정도의 비용만 받고 말이죠.


그래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인 거군요?

맞아요. 규모에 상관없이 팬들이 있다면 누구나 그 팬들과 직접 연결되어서 소통하고 가치를 교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브랜드나 창작자는 가능한 적은 리소스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그렇게 함으로써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하도록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굉장히 기대가 되는 플랫폼이네요.

우선은 e스포츠를 대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로 소통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고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본질은 같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산업적으로 보면 e스포츠 쪽은 ‘산업화’가 되어있지는 않은 상황이에요. 음악 비즈니스와 비교해 보면, 이쪽은 꽤 오래된 산업이기 때문에 인프라라는 게 있거든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레거시로 인해서 업무나 협력 구조가 많이 복잡해도 워낙 곳곳에 전문가 또는 전문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사업에 필요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쉽게 구할 수 있어요. 한마디로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어요. 그런데 e스포츠에는 아직 그게 없어요. 게임하고 선수, 그리고 팬만 있는 시장이더군요.


그런데 사업화함에 있어 되려 이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각각의 필요한 파트너들을 만들고 그 파트너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거죠. 그런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그게 성공하면 그걸 다시 음악으로 적용하는 거죠. 쉽게 말하자면 보다 단순한 구조에서 고도화시켜서 보다 복잡한 음악 쪽으로 다시 확장하는 전략입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완성을 시도하는 것이 아닌, 음악이든, 게임이든 각 카테고리에 가장 적합한 기술을 제공 하기 위한 도전이라니, 기대가 큽니다. 자,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경희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단 교수로도 활동 중이신데, 교수로서의 경험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아마 4~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사실 교수라고 하고 싶지는 않고요. 학생들이 현업을 잘 모르고 교수님들이 그걸 다 채워주기는 어려우니까 현업에 있는 분들 중심으로 최신 트렌드를 알려주고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하는 내용들을 전수해 주는 수업이에요. 정부 지원 사업으로 시작한 거라서 해당 지원 사업이 유지되는 동안은 계속하게 될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제가 아는 지식들을 나누는 걸 좋아해서 책도 쓰고 여러 커뮤니티 활동들을 해 왔어요.



앞으로 출간 계획은 있으신가요?

사실은 있어요. 하이브에 들어가면서 나오기까지 제가 경험한 것,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들, 즉 IT 플랫폼을 하는 사람이 음악 시장이라는 곳에 들어와서 본 시장의 모습과 문제점, 그리고 전체는 아니지만 그 일부를 해결하면서 얻게 된 여러 가지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들, 그런 것들을 다 정리해 놓은 게 있거든요. 그리고 그 분야에 계신 분들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이런 관점에서 이 시장을 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고 앞으로도 보고 싶다, 음악이라는 콘텐츠 자체가 아니라 팬덤이라는 존재가 비즈니스 전체로 확대되는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 재미있겠구나, 아직 기술적으로 고도화되지 않은 시장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미지의 영역일 테니 흥미로운 책이 되겠다는 생각에 책을 쓰려고 합니다.


저희 레전드를 통해서 책을 내시면 좋겠네요. 하하.

잘 부탁합니다. 하하.


▼  LBX의 첫번째 주자 서우석 대표의 더 자세한 인터뷰와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는 온서점 및 아래 온라인 E-Book서비스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레전드매거진 7월호 vol.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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