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길을 찾아나가는 여정이다.
이직의 종지부를 찍었다. 성공이 아니라 실패로 이제 다시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이직을 결심한 이유가 지금 회사가 싫다던가 업무나 사람들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회사가 지방으로 이전한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갑작스러운 결정에 갑작스럽게 옮기려는 마음이 과해서 그런지 성사되지 않았다.
일단은 지금 회사에서 추이를 기다려보기로 했다. 간다고 해도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할 것이므로 시간이 걸릴 테니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원래 내가 하고자 했던 글 쓰는 일을 본격적으로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전까지는 다른 회사로 옮겨서 본격적으로 병행하며 글을 쓰고자 했는데 생각해보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 결정을 내리니 이직으로 받았던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7월 말부터 거의 3~4달을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못 자면서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어쩐지 성사되지 않고 포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지니 신기했다.
'진작 그런 마음을 먹었으면 그동안은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도 들었지만 나는 지금의 방향과 마음은 이러한 헛수고 아닌 헛수고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때는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고 준비하면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 아닌 희망 때문에 잠시 불안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리고 준비하면서는 정말 전력을 다했기 때문에 지금은 아무런 후회도 없다. 그저 내가 갈 자리가 아니고 나는 아직 움직일 때가 아니었던 것이었음을 그 시간들을 통해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지금에 이르렀다면 뭐라도 해볼 걸 어디라도 넣어볼걸 또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보기 좋게 떨어졌고 이제는 때를 기다리며 진짜 하고 싶었던 쪽으로 한 걸음 내딛기로 결정할 수 있었던 건 이런 경험이 없었으면 결코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는 편안해진 마음으로 내가 쓸 수 있는 글들을 찾으려 한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았기에 다시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력하는 건 자신 있다.
그러고 보면 인생이란 정말 계획한 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최선으로 노력으로도 다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헛수고와 헛수고들이 모여 애초에 정한 틀을 벗어나 오히려 내가 가려고 하는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보면 훨씬 나은 결정이니 참으로 인생의 아니러니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지역에 갔다가 비빔국수가 먹고 싶어 장소를 검색해 찾아갔다. 그러나 안내가 잘 되어 있지 않아서 그 근처인 것 같은데 결국 찾지 못했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다시 역으로 가서 역에서 가까운 식당에 가서 비빔국수를 먹었다. 먹고 나왔더니 바로 옆에 내가 찾던 상호명의 식당이 버젓이 있었다. 처음 찾았던 곳이 아니었으면 다른 지점을 찾아보기라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고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역에서 가까운 식당으로 가서 먹었으면 뜻하지 않게 그 식당을 발견했을 수도 있는데 어딘지 확실하지도 않을 그 식당만 계속 찾아다녔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허망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는데 바로 요 몇 달간 겪은 내 상황과 어쩐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한 목표 없이 무조건 돌진했지만 결국 이루지 못했고 그렇게 상심했지만 바로 옆에서 진짜 목표를 발견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 그 식당을 찾았으니 다음에 그 지역에 갔을 때는 바로 갈 수 있게 되었다. 또 하나 식당을 찾으면서 헤매긴 했지만 이렇게 여러 군데가 있었구나 구경 아닌 구경도 했으니 뭐 그렇게 나쁜 셈은 아니다. 어떤 경험이든지 헛수고가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그 경험들 덕분에 더 나은 걸음으로 한 발짝 나아가는 것임은 분명하다.
물론 그냥 쉽게 한 번에 가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굳이 헛수고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