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두려움을 없앨 수 있을까?

by 임진

마침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게 되는 순간이어서 그런지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모든 것이 두려워진다. 이 정도면 만족한 삶을 산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요즘은 특히 두려움이 앞선다.


부모님이 아프시다는 말에 심장이 철령 내려 안고,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은데 뛰어들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며 혹은 간다고 해도 전혀 다른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한편으로는 다 때려치우고 쉬고 싶다가도 지금처럼 꾸준히 계속 돈을 벌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이제는 면역력이 생길 만도 한데 사람들에게 입은 상처가 꽤 오래가기도 한다. 쉽게 털어버리지 못하겠다.


나이가 들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신적으로도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앞선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오히려 무수히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이 정도는 넘길 수 있다고 멘털은 강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두려움은 늘 생겼고 그것은 건강과 돈, 일이라는 인간의 삶에서 결코 떼려야 뗼 수 없는 것임을 그래서 쉬이 넘기지 못할 것임을 점점 더 느끼게 된다.


누군가는 그게 사는 것이라고 누구나 그런 것인데 괜히 걱정을 사서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못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런 두려움은 더욱 확고해지면서 떨쳐버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은퇴하셔서 새로운 삶을 꾸리시는 분들을 그 자체로 존경하게 됐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낄 수밖에 없는 이 모든 고뇌와 두려움을 어찌 이겨내시고 새로운 인생을 살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그저 묵묵히 버티셨는지, 돌파구를 찾으려 애쓰셨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오는 걱정거리를 어찌 다 감당하고 사셨는지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가끔은 이 모든 것에서 떠나기 위해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러면 세상사 모든 시름을 잊고 편안해지는 것일까? 아니면 또 그 나이 때에 주어진 또 다른 두려움과 걱정으로 살아가는 것일까. 세상은 살아갈수록 더욱 낯설기만 하다.


어떻게 살아야 현명한 것일까?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마음의 동요 없이 살아가는 것일까? 늘 그게 고민이고 걱정이다. 근데 사실은 두렵다고 해서 무섭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어떻게 하면 주어진 조건 속에서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피한다고 피해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명쾌하게 해답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주어진 한 번의 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니 대신 살아줄 수도, 그 짐을 짊어질 수도 없는 것이다.


나는 글에서 그 해답을 찾아본다. 이렇게 걱정이 앞서고 두려움이 앞설 때면 글을 쓰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나름 꽤 괜찮다. 명확한 해답은 없는데 그래도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나면 어쩐지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다시 삶으로 돌아가면 또다시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겠지만 미리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그러니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으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게 되는 것만 같다. 답정너인가. 그래도 그 자체로 위안이 된다면 뭐 나쁘지 않다.


어쩌면 삶은 두려움과 위안의 반복일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무서움을 아는 순간,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을 깨닫는 순간 어쩌면 이제야 진짜 삶을 이해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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