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동남아 일주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씩 '여행의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여행에 어떤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처럼 쓴 글들을 간혹 보게 된다.
만약 기술이 있다면 그저 여행을 '많이' 다녀보는 것이랄까.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은 '기술'과 '정보'의 차이다.
환전을 해서 가는 것이 좋은지 카드를 갖고 다니는 게 좋은지, 여름에 떠나면 좋은지 겨울에 떠나면 좋은지, 어딘가를 경유해서 가면 좋은지 직항으로 가면 좋은지, 게스트하우스가 좋은지 민박이 좋은지, 어떻게 하면 남들보다 똑같은 장소를 여행할 때 싸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들은 기술이 아니라 정보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여행의 목적'에 따라 여행의 방법과 방식이 다 다르며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해서 떠난다고 해도 현지에 가면 너무나 다양한 변수들 때문에 계획했던 것들이 상당부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장기 여행에 있어 중요한 것은 '나는 왜 이 여행을 하는가'에 대한 목적을 먼저 설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나한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고 그 필요한 정보를 찾다 보면 나만의 계획이 완성되는 것이지 그 어떤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에 기술이 있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면 물어 보고 싶다.
그 위험하다는 중남미 여행을 하면서 사고 안 당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아마 십중팔구 대답은 같을 것이다.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지 않고, 특히 사람이 없는 뒷골목 같은 곳은 가지 않고 여행자들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만 다니며 남들이 위험하다는 곳은 가지 않는 것. 그리고 만약에 위험에 처했을 때, 그러니까 강도를 만났을 때는 순순히 가진 것을 내주는 것이 몸을 상하지 않는 길이라는 것.
이게 여행의 기술일까?
이건 안전을 위한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 뭔가 특별한 여행의 기술이 아니다.
그런데 정말로 이런 사람들도 있다.
외국 여행이라곤 2박 3일 또는 3박 4일로 가까운 곳만 갔다 왔다거나, 늘 패키지 여행만 다녀 왔다거나, 신혼 여행이 유일무이한 해외 여행이었거나 정말로 처음 해외 여행을 처음 가는 사람이거나.
이런 분들이 인터넷 여행 동호회에 남기는 글을 유형은 비슷하다.
'2개월간 시간이 나서 처음으로 장기 여행을 가려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려주세요.'
아마도 너무나 막막해서 이런 질문을 남기는 것이겠지만 이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질문자의 상태가 어떤지, 계획이 뭔지, 무엇보다 여행의 목적이 뭔지 아무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을 위해 기술이 아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을 정리해 볼까 한다.
가장 먼저, 계속 얘기하지만, 내가 왜 여행을 하려는지 여행의 목적을 먼저 생각해 보자.
자연을 보고 싶은 건지, 아니면 예쁜 도시의 거리를 걷고 싶은 건지, 과일이나 혹은 특정 음식을 원조의 나라에서 먹어 보고 싶은 건지, 푸른 바다를 보며 망중한을 즐기는 휴양을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여행하면서 그 나라는 어떤 나라고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보고 경험하고 싶어서인지.
그리고 나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정하자.
유럽을 가고 싶은지, 동남아를 가고 싶은지, 미국을 가고 싶은지, 아니면 아프리카를 가고 싶은지.
그런 지역들 중에서 가고 싶은 나라들은 어떤 곳인지.
그리고는 나의 상태를 확인하자.
더위에 약한지 혹은 추위에 약한지, 오토바이를 잘 타는지 혹은 걷는 것만큼은 자신있는지, 영어 또는 다른 외국어는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화장실만큼은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을 무조건 써야만 하는지, 스마트 폰 앱은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지 (연배 있으신 분들의 경우), 내가 쓸 수 있는 예산은 얼마나 있는지 등을 고려하면 가고 싶은 곳 중에서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을 추려낼 수 있다.
그리고 나면 언제 가는 것이 좋은지, 이동 경로는 어떻게 짜는 것인지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다 보면 나에게 필요한 정보는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한 번 해보고 나면 그 다음은 쉽다.
한 번 해 봤으니까 그만큼 익숙해지는 것이다.
이 세상에 익숙해지는 것만큼 확실한 것은 없으니까.
다시 말하지만 여행에 있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특별한 기술 같은 것은 없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고민하는 것, 그리고 여행을 많이 다녀보는 것이 결국엔 자기만의 여행의 방식이 생기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