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한루엔 춘향이가 없었다
“그러니까 이몽룡이 여기서 춘향이를 보고 반한 거란 얘기 아니야.”
광한루에 올라서자 그곳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세기의 로맨스가 시작된 그곳을 찬양하고 있었다.
광한루 바로 앞에 조성된 연못을 통해 불어오는 봄바람이 꽤나 시원했다.
그 시원한 바람 사이로 수백 년 전 이몽룡은 저 멀리서 그네를 타는 춘향이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그네는 어디 있을까?
광한루를 내려와 그네를 찾아보려 발걸음을 이리저리 옮겨 본다.
이몽룡의 입장에서 사랑의 시작을 보았다면 춘향이의 입장에서도 사랑의 시작을 보아야 하니까.
5월의 살가운 봄바람 사이로 이제 곧 시작되는 여름을 화려하게 환영하려는 녹음이 곳곳에 우거져서 눈이 꽤 편하다. 춘향이와 이몽룡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이 곳에서 여자 주인공 춘향이가 타고 있었다는 그네를 찾기가 꽤나 어렵다.
한참을 발품을 팔다 발견한 그네는 그렇게나 큰 공원의 한쪽 구석에서 어린아이들의 독차지가 되어 있을 뿐이었다. 아니 어쩌면 자신들의 아이를 앉히고 사진 한 장을 찍으려는 어른들의 독차지였는지도 모르겠다.
한 떼의 무리가 지나갈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다가선 그네에서 바라 본 광한루는 애석하게도 높이 솟아오른 나무들 때문에,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왔던 것보다 훨씬 먼 거리 때문에 쉽게 보이지 않았다.
광한루에서 그네를 쉽게 발견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세기의 로맨스를 찬양해 마지않던 사람들뿐이던 광한루와는 달리 그네 몇 번 타고 가거나 사진 한 장 찍고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세기의 로맨스는 이몽룡과 춘향이가 함께 만든 것인데 이몽룡을 상징하며 웅장하게 버티고 선 광한루에서 사람들은 그들의 사랑을 찬양하고, 춘향이가 치마를 나풀거리며 타고 있었을 그네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그들의 사랑과는 하등 상관없어 보였다.
무언가 이상했다.
춘향이의 고장에서 이몽룡은 찾았는데 정작 춘향이는 찾을 수 없었다.
춘향이, 너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것일까?
Leg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