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 #19. 답다는 것에 대하여

by 알케이

어스름 해가 지고 거리에 하나 둘씩 가로등이 들어오는 시간. 아사쿠사 주변의 상점들이 문을 닫기 시작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하루를 보내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그런 시간의 거리를 걷다 한 곳에 시선이 멈췄다.


셔터문.


천편일률적이거나 촌스럽거나 멋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들만 보아왔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일 수 밖에 없었던, 셔터문.



어쩌면 가장 일본다운 모습은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도, 아사쿠사 같은 신사도, 우에노 시장도 아닌

이 셔터문이 아닐까.


어쩌면 가장 나다운 모습은

내가 알고 내가 생각한 모습이 아닌

누군가가 바라봐 준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