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거짓에 열광하고 진실에 실망한다
바다가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이다.
우리가 바다를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는, 우리가 바다를 좋아한다고 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닷가에 두 발을 딛고 서서 보는 풍경이라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른다. 아니, 어쩌면 애써 모른 척 외면하는지도 모른다.
진짜 바다는 무섭다.
에머럴드 빛 환상적인 바다가 아닌, 파도가 넘실거리다 하얗게 부서지는 바다가 아닌 시퍼런 색의 끝을 알 수 없는 공포 그 자체다. 그리고 아래에는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어둠뿐이다.
자그마한 배를 타고 망망대해로 나가게 되면 그때의 공포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자칫 삐끗해서 미끄러지면 공포의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간다는 생각에 안절부절 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바다가 좋아’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거짓에 열광하고 진실에 실망한다.
파도가 하얀 포말이 되어 부서지고 석양이 만들어 내는 황금색의 바다, 두 다리를 딛고 있는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진실이 가려진 바다를 좋아한다. 시커멓고 어두우며 끝을 알 수 없는 깊이를 가진 진짜 바다는 싫어한다.
진실은 위험하다.
진실은 공포스럽다.
그래서 사람들은 위험하고 공포스러운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스스로의 세뇌 작용으로 만들어진 거짓을 좋아하고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너의 진심을 듣는 순간, 차라리 그것이 거짓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그래서였으리라.
너의 진심이 거짓이었다면 난 그것에 열광했을지도, 그래서 장난스레 지나갔을 수도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래서 난 너의 진심을 외면하려 했었고 그 진실로부터 도망치려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무서우니까. 공포심 때문에.
여전히 난 바닷가를 좋아한다.
두 발을 안전하게 땅에 딛고서서 바라보는 노을 진 석양을 가진 거짓된 바라를 볼 수 있는 바닷가를 좋아한다. 하늘을 닮아 가지고 싶은 파란색을 가진 바다를 볼 수 있는 바닷가를 좋아한다.
거짓도 진실도 아닌 그냥‘바닷가’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