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여행 시즌 3] 양조위, 유덕화를 만나다!

3일 차 (2)

by 알케이

이제, 드디어 삼수이포에 온 최종 목적인 스페이스 오디오로 다시 향한다.


어제 왔다가 실패했지만, 12시부터 문을 연다고 하니 지금쯤 열었겠지.


다시 한번 압리우 스트리트의 시장 포장마차들 사이를 지나 스페이스 오디오 앞에 도착, 설레는 마음을 안고 좁고 어두운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스페이스 오디오 위치 및 정보 보러 가기 (클릭)


내가 스페이스 오디오라는 오디오 가게를 보러 간 이유는 영화 [무간도]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최고의 장면 중 하나로 손꼽는 이 장면은 양조위와 유덕화가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우연히 만나 함께 음악을 들었던 그 장면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로 아래 영상처럼.


출처: 유튜브


어.. 그런데 아직도 문을 안 열었다. 분명히 12시가 지났는데 왜 안 열었지? 지금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이상하다.


그런데 문 옆 벽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보니 뭐라고 한자로 쓰여 있는데 대체 뭐라고 써 있는지 모르겠다. 혹시 휴가를 간 건 아니겠지? 세일한다고 들어오라고 써 있으니 휴가 간 건 아닐 듯하고. 그런데 혹시 이게 세일 안내문이 아니고 다른 내용인 건가?


그래서 읽지 못하는 안내문을 사진으로 찍고는 일단 밖으로 다시 나왔다. 대로에 있는 세로로 긴 공원에는 무료 와이파이가 있기 때문에 이미지 번역을 해보기 위해서다. 빠르게 이미지 번역 앱을 깔고 사진 번역을 시도했는데 별 다른 내용은 없었다.


대체 문을 왜 안 연거야? 12시에 연다고 했으면 12시에 열어야지!!!


그래서 다시 스페이스 오디오로 갔다가 다른 안내문을 찍어 밖으로 나와 이미지 번역을 시도하기를 여러 차례 해보기도 하고, 위층에 가서 영어로 물어보기도 했지만 영어 자체가 소통이 안 되다 보니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벌써 12시 30분이 지난 시간. 이대로 [무간도]의 촬영장소는 못 보게 되는 건가. 여기를 보기 위해서 어제도 오고 오늘도 왔건만 왜 문을 안 연 것일까.


그렇게 낙담을 하다가 12시 40분이 지나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가보자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한번 좁고 어두운 계단을 따라 올라갔더니... 드디어 문이 열려 있다!


이런 나쁜 사장님.


그래서 슬쩍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사장님처럼 보이는 분이 오디오 기기를 닦고 있길래, 둘러봐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러라고 했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두근 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드디어 스페이스 오디오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img.jpg 스페이스 오디오 내부 모습


생각보다 작은 스페이스 오디오는 영화에서 본 그대로 여전히 제품을 진열해 놓고 있었고, 그 덕분에 영화에서 봤던 그 장면을 너무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고맙습니다,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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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감동을 느끼게 해준 스페이스 오디오


유덕화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오른쪽 구석에서 무언가를 하던 양조위가 나타나 서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음악을 듣던 그 모습.


지금 눈앞에 그들은 없지만,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그들의 모습이 아른거렸고 그 장면이 아른거렸다.


img.jpg 오른쪽에 계신 분이 사장님


빨간 의자에 잠시 앉아 잠깐이지만 눈을 감고 그 장면을 떠올렸다.


경찰임에도 신분을 숨기고 조폭 생활을 하는 양조위, 조폭이지만 역시 신분을 숨기고 경찰 생활을 하는 유덕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 채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야 하는 그들의 운명은 굉장히 슬픈 일이 아니던가.


그런 그들이 원래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서로를 처음 만난 그 장면의 그 장소에 와 있다니. 감동 그 자체였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내가 방문했던 10월 하순 이후) 2023년 11월 1일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삼수이포 압리우 스트리에서는 이런 스페이스 오디오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는 것.


사장님이 영어를 잘 못했어 의사소통이 안 된 관계로 어디로 이사를 가는지 알 수 없고, 설사 안다고 해도 이 분위기 그대로 장비들을 설치해 놓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나는 정말 운 좋게, 스페이스 오디오의 끝자락에서 [무간도]의 유덕화와 양조위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영화를 온몸으로 느끼고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감동 가득한 가슴을 안고 밖으로 나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오늘 점심은 바로 근처에 있는 선향유엔 新香園, Sun Hang (Heng) Yuen). 소고기가 들어간 계란 토스트 샌드위치가 맛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img.jpg 짠! 여기가 바로 선향유엔.


그렇다면 선향유엔의 위치는 어디고 맛은 어떨까? 혹시나 또 속은 건 아닐까?


그리고 선향유엔 바로 옆에 있는 유서 깊은, 하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꼭 방문해야 하는 곳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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