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차 (4)
센트럴 야경을 보기 위해 루가드 로드 전망대를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빅토리아 피크 바로 옆에 있으니 빅토리아 파크를 목적지로 삼고 가면 되는데, 피크 트램을 사기 싫어서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 빅토리아 피크 (루가드 로드 전망대) 가는 다양한 방법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니 쉬엄쉬엄 가면 충분히 걸어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걸어간 분들도 있었다. 일단 피크 트램 타는 곳을 찾은 뒤 그곳을 기준점으로 삼아 가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구글 지도에 표시를 해 놓고 지도를 보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피크 트램 타는 곳은 2015년에 왔을 때 찾아가 봤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센트럴 역에서 내려 표지판을 따라 이리저리 가다 보면 피크 트램 타는 곳이 나온다.
이미 해는 졌는데도 무덥다. 쉬엄쉬엄 걸어도 땀이 난다. 게다가 하루 종일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지. 이왕 시작한 거 한 번 가보는 거다.
그렇게 천천히 걷다 보니 피크 트램 타는 곳이 나왔다.
여기서부터 다운 받아 온 구글 지도를 보며 다시 걸어서 언덕을 올라갔다. 예전엔 피크트램 타는 곳이 인산인해였었는데 이 때는 예전보다 덜했다. 여전히 사람이 많긴 했지만 예전만큼은 아니었다.
아무튼 지도를 보여 언덕길을 오르는데 맞게 가는 건가 싶었다. 그래서 마친 미국 대사관 같은 건물 1층에 제복을 입은 홍콩 사람이 일하고 있길래 지도를 보여주며 방향이 맞냐고 물어보니 맞다고 해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때 부타 잠시동안은 지도를 보며 순조롭게 걸었다. 물론 습한 날씨 덕에 땀은 많이 났지만 그래도 10월 말이다 보니 천천히 걸으면 걸을만했다.
어? 그런데 드디어 이상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구글 지도에는 여기서 길을 건너게 되어 있는데, 아무리 봐도 횡단보도는 없었고 좌우로 차들이 쌩쌩 달릴 뿐이었다.
그래서 이리 내려갔다 저 쪽으로 올라갔다가 달밤에 체조 아닌 운동을 하면서 힘을 빼고 있었는데, 마침 구세주처럼 그 한적한 언덕을 걸어 내려오는 젊은 현지인을 만났다.
그래서 뭐 좀 물어봐도 되냐고 영어로 물어봤는데, 다행히 영어를 깨 잘하는 친구였다. 그래서 지도를 보여주며 맞게 가는 거냐고 물었는데, 그 젊은 현지인 친구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나에게 되물었다.
'대체 거길 왜 걸어가려는 거야?'
그래서 난 그냥 운동 삼아 한 번 걸어가 보려고 한다고 대답했고, 그 친구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기 핸드폰으로 지도를 참색하기 시작했다. 하긴 내가 현지인이라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그 언덕을 걸어가려는 사람, 그것도 외국인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겠지.
그리고 지난번 홍콩에 왔을 때 사이쿵을 가면서도 느꼈지만, 거리에서 만나는 홍콩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다. 이 친구도 자기 핸드폰으로 지도를 탐색해주기까지 하니까.
그렇게 한참 지도를 보던 그 친구는 '저기까지 다시 내려가서 길을 건넌 다음에 다시 쪽 올라와서 저 쪽 길로 가면 돼. 만약 다시 녀라기 싫으면 여기서 그냥 길을 건너도 돼.'라며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그런데 길을 건너기 위해 올라왔던 길을 다시 한참이나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자니 루가드 로도 전망대 가기 전에 쓰러질 것 같았고, 무단 횡단을 하자니 차들이 너무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왔다 갔다 했다.
그래서 일단 고맙다고 하고는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했다. 확 무단횡단을 해 버려? 아니지, 홍콩으로 여행을 왔는데 무단횡단 하다가 교통사고가 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럼 저 아래까지 다시 내려갔다가 도로 올라올까? 아.. 그러면 너무 힘들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