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네이버 영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들에 너무 실망해서 직접 연재하는 영화 리뷰 콘텐츠입니다.
같은 영화라도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콘텐츠를 쓰고 있습니다.
초기 치매를 겪고 있는 한 노인이 있습니다.
무려 80대면서도 TGI Friday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생일을 맞은 손님에겐 노래도 해주고, 설거지 등 주방보조를 하는 일을 하는 그의 이름은 한필주 (이성민).
함께 일하는 박인규 (남주혁)와 젊은이들이 하는 손인사를 하는 등 손자뻘 동료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립니다.
그런 한필주는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60여 여전에 세운 계획을 드디어 실행하기로 하고 박인규의 도움을 받아가며 사람들을 한 명씩 죽여나가는데, 이 부분이 바로 영화 [리멤버] 의 큰 줄기입니다.
그가 죽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화려합니다. 기업 회장, 대학교수, 일분 자위대 대장, 대한민국 육군 참모총장 출신까지.
하지만 그들 모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 같은 시점에 한필주의 가족에게 악행을 저질렀고 그 악행은 일제 강점기 시대에 반민족 행위를 통해서 진행됐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그런 반민족 행위를 통해 부 (副)를 축적했으며,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여전히 친분을 나누며 반민족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한필주는 그들에게 복수를 하려는 것입니다.
병원 특실에 입원해 있던 기업가 정백진 (송영창)은 일제강점기 시절 양주에서 한필주 집안의 소작농이었습니다.
당시 한필주의 아버지는 양주 주민들에게 신망받는 지주였는데, 송영창은 일본군에게 그가 ‘좌익’이라고 거짓말로 신고하고는 그 집안의 전 재산을 가로챘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어린 한필주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를 무참하게 죽여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긴 세월이 흘러 한필주가 그 복수를 하기 위해 병원에 몰래 들어와 그를 죽인 것입니다.
한필주가 죽인 두 번째 사람은 양 교수 (문창길)로 친한 친구였던 한필주의 형을 일본군에게 고발하여 강제 노역을 가게 만든 사람입니다.
그렇게 끌려간 한필주의 형은 강제 노역을 하다 사망합니다. 그래서 그 복수를 하기 위해 양 교수의 집까지 찾아와 죽인 것이고요.
한필주가 죽인 세 번째 사람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군인으로 한필주의 누나를 종군위안부로 착출 하여 만주로 보낸 도조 히사시 (박형호)입니다.
그런 사람이 한국의 한 호텔에서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를 진행하자, 신분증을 위조해 가면서까지 행사장에 찾아가 그를 죽입니다.
그리고 한필주의 남은 타겟은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군인을 이끌었던 장교 중 한 명인 김치덕 (박근형).
한필주는 과연 그를 죽일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이 영화는 언뜻 보면 반일 (反日) 또는 국뽕 영화로 보일 수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