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배워봅시다”라는 동아리가 생겼다. 회원은 세명밖에 없는 소박한 동아리지만, 마음 맞는 선생님들과 함께 만든 자발적 동아리라 애정이 많이 가는 동아리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취미 만들기’가 취미일 만큼 이것저것 많이 배워보았던 것 같은데, 어느새 육아에 치이다 보니 배울 시간을 못 내고 있던 찰나다.
별다른 규율은 없지만 그래도 자그마한 규칙은 있다. 그저 서로의 배운 내용을 공유하는 것. 그리고 서로 칭찬하고 독려해 주는 것. 모일 시간도 마땅치 않아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사진과 내용을 공유한다. “회원님들, 오늘은 제가 이런 걸 배워보았어요.”이렇게 올리면 다른 회원들은 다들 칭찬하고 응원하기 바쁘다.
첫 번째 회원님은 요새 명리학을 배우신다. k컬처와 관련된 강의도 들으시고 디지털 드로잉과 관련된 수업도 들으신다. 회원들 중 누구보다 열정적이시다. 역시 동아리 회장님은 다르다.
두 번째 회원님은 서양화수업에 한참이시다. 워낙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결과물을 함께 구경하니 정말 입이 떡 벌어지게 잘 그리신다. 퇴사 후 커피숖화실을 열어볼까라는 꿈을 가지게 되셨다고 하니 은퇴 후 삶도 계획할 수 있는 멋진 동아리임이 틀림없다.
나는 무엇을 배워볼까 고민하던 찰나, 8년 전 사두었던 우쿨렐레를 다시 해보기로 했다. 혼자 하기엔 재미없을 것 같아 시작을 망설이고 있었는데 때마침 미국에서 음악선생님을 하면서 우쿨렐레를 가르쳤다는 동료선생님의 주도하에 일주일에 한 번씩 작은 모임을 갖기로 했다. 오랜만에 하니, 우쿨렐레의 코드가 기억이 하나도 안 나서 꽤나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30분 만에 다시 ’작은 별‘ 노래 부르면서 연주하였다.
오랜만에 일과 육아에서 벗어나 취미활동을 하는 나의 모습이 퍽 즐겁다. 학생으로서의 나의 모습도 꽤나 낯설고, 익숙하지 못하니 계속해서 연습해야 하는 것도 즐거움의 연속이다.
일적인 것을 제외하고 누군가에게 “제가 요새 무엇을 배워요, 이런 거를 해보았어요.“ 라고 자랑해 보고 얘기하는 게 쉽지 않은 요즘이다. TMI라는 말이 유행이 된 뒤에, 괜스레 나의 이야기가 TMI인건 아닐까, 남이 궁금하지도 않을 얘기인데 괜한 말하는 건 아닐까, 하며 말을 자꾸 아끼게 된다. 공언하지 않으니 무엇인가를 시작하면 끝이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동아리는 정말 나의 삶의 작은 원동력이다. 나의 작은 시작이 응원받고, 나의 결과물을 칭찬해 주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로 인해 내 삶이 더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이번 년이 지나기 전에는 우리 회원님들과 함께 배운 것 뽐내기 대회라도 한번 열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