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냥스승|나는 자격이 있을까?

아이에게 배우는 인생철학

by 반창고
나는 자격 있을까.png






우리는 생활 속에서 자주 자격을 논한다.

“네가 그럴 말할 자격이 있어?”

“네가 뭔데?”

“미안, 난 그럴 그릇이 못 돼.”

“이 회사에 들어갈 능력이 없나 봐.”

모두 자격을 말하고 있다.

대체 자격이 뭐길래 우리는 평생을 아낌없이 바칠까?






자격이란 일정한 신분이나 지위를 말하거나 그것을 지키기 위한 조건이나 능력 따위를 말한다.

자격은 세 가지 요소를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특정한 지위, 지킬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일정함이다.

이 세 가지의 조합이 자격을 만든다.

예를 들어, 기부자나 봉사자는 ‘사랑을 베푸는 신분’ + ‘물질적 또는 비물질적 도움’ + ‘한결같은 실천’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특정한 지위’에만 몰두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나 ‘일정함’이다.






‘지킬 수 있는 능력’은 자격의 의무와 관련되어 있다.

우리는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성장을 거듭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발전은커녕 지키기에 급급하고 심지어 자격에 흠뻑 취해서 ‘특정한 지위’만 강조하곤 한다.

“내가 누군지 알아? 국개의원이야! 왈왈!”이라고 짖는 이유도 여기에서 나온다.

성장 가능한 능력이 없다면 온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또한 ‘일정함’은 자격의 권위와 관련되어 있다.

자격에 어울리는 행동은 규칙적이어야 한다.

만약 사회적인 합의에서 벗어나는 사건이 쌓인다면 자격의 권위는 점차 잃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선망받던 자격이 지금은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그럼 과연 나는 건강한 자격을 갖추고 있을까?






나는 이기적이고 끈기도 없고 약간 불안하기도 해요. 실수도 하고 구제불능에다가 다루기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내가 가장 최악일 때 당신이 나를 감당할 수 없다면, 최상일 때의 나를 가질 자격도 없어요.

-마릴린 먼로






건강한 자격은 점, 선, 면의 요소로 이루어졌다.

점은 주체를 말한다.

누구나 엄마의 뱃속에서 점으로 시작한다.

자기중심적인 ‘나’는 점차 사회의 때를 탈수록 ‘타인’에게 점을 뺏긴다.

남의 시선에 매몰되어 나의 점을 잃지 말아야 한다.

타인에게 두서없이 둔 점보다 나에게 두는 *단수가 더 가치 있는 법이다.

지금 내가 찍은 점들이 정말 내 것일까?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건강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나를 향해 방점을 찍어야 한다.

내 영역에 점이 많을수록 나는 건강한 자격을 갖추게 된다.


*단수: 바둑에서, 단 한 수만 더 두면 상대의 돌을 따내게 된 상태를 이르는 말.






모든 점은 본능에 따라 선으로 향한다.

선은 자격의 기준을 말한다.

기준은 성장의 약이자 독이다.

남의 선에 휘둘릴수록 자격의 입맛 역시 타인에게 길러진다.

그러면 노력은 배로 힘들어지고 얻는 즐거움은 물을 쥐는 것처럼 남는 게 없다.

차라리 남들처럼 반듯한 선을 그리기 힘들다면 점선을 그리자.

곡선을 그리자.

나의 선에 재미가 생길수록 건강한 자격을 갖추게 된다.






선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면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그것을 자격이라고 부른다.

면의 모양은 내가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돌아가는 기계의 톱니바퀴에서 빠진 부위를 찾기 바쁘다.

틈을 발견하면 서로 경쟁적으로 사포질하고 그곳에 맞춘다.

하지만 정형적인 틈과 가까워질수록 각지고 뾰족해지는 법이다.

그런 면이 모여서 하나의 삼차원의 공간을 만들었다고 상상해보자.

삐죽빼죽한 영역에서 나도 위태롭고 타인도 상처를 입는다.

-굳이 내가 차력사일 필요는 없다.-

모나지 않는 면이 모일수록 건강한 자격을 갖추게 된다.






결국, 건강한 자격이 생기면 스스로 존중하는 유일무이한 입체적인 내가 서게 된다.

우뚝.

다시 한번 나에게 묻는다.

나는 진심으로 내가 원하는 자격을 갖추고 있을까?

그곳을 향해 정말 가고 있을까?






나를 모르겠다면 나의 면을 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나의 선을 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찍힌 점을 찾아라.

-깜냥스승의 제자 ‘아빠’






사족>

물론 나를 위한다는 이유로 점의 먹물이 다른 사람에게 튀면 아니 되고, 남의 점으로 내 선을 그으면 아니 되며, 남의 면에 열심히 사포질해서도 아니 된다.

-이른바 ‘3가지의 아니’를 피해야 한다.-